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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평] 대선과 경제

미국 대선이 이제 불과 한 달 남짓 남았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미국의 대선이 세계의 대선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 달 후면 알게 될 일을 놓고 모두 예측하기에 바쁘다. 최근에는 정치학계에서도 상당히 많은 연구자들이 대통령 선거에 관한 연구를 한다. 개인적인 관심이나 정치적인 어젠다도 있을 것이고, 투자자들은 백악관의 주인이 달라질 경우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4년 전에 여론조사에서 실패를 맛봤던 조사기관들은 더욱 긴장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여론조사가 크게 틀렸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 클린턴이 3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것을 예상했었는데 실제로 2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물론 미국의 독특한 선거방식 때문에 트럼프가 승자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 또한 전혀 모르던 사실이 아니었으니 실패는 실패다. 그만큼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방증이 될 수도 있겠다.

사실 연초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재선에 무게가 실리고 있었다. 경제에 실패한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은 어느덧 불문율로 자리를 잡았는데, 미국은 나 홀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순식간에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경기침체에 대해서 공식적인 발표가 나오기까지 침체기가 끝난 후에도 대개 1년쯤 시간이 더 걸린다. 그만큼 신중하게 진행된다. 한번 발표가 나면 뒤집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매주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발표까지 두 달도 걸리지 않았다. 지금 궁금한 것은 경기가 이미 바닥을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는지 아니면 당분간 이런 상태가 지속할지에 대한 질문이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해서 현 정부에 얼마나 책임을 물을지 판단할 것이다.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위험을 감수할 의사가 있는 공격적인 투자자를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우선 움츠러들기 마련이다. 대선 이후 경제의 모습을 쉽게 그려 볼 수 없다면 투자에 더 신중하게 된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지금보다는 금융규제가 더 심해지고 법인세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하지만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급격한 변화는 쉽지 않을 것이다. 중앙은행은 적어도 앞으로 2년 정도는 이자율을 올리지 않겠다고 시사했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정책의 향방이 더욱 궁금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4년이 오바마의 흔적 지우기였다면, 만약에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제는 트럼프의 흔적 지우기가 될 것이 뻔하다. 서로 다른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과연 우리의 삶은 더 좋아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변화를 위한 변화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1992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이 부시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내밀면서 “문제는 경제야, 멍청아!”라는 슬로건을 걸고 나왔었다. 그게 주효했었는지 결국 대통령에 당선이 되었고, 그 이후로 계속해서 경제는 대선의 향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필요조건일지언정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발표되는 몇 가지 통계수치와 주식시장의 변화만으로 대선의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일이다. 여론조사는 작은 표본을 이용해서 현재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개발된 모델이 아니다. 그리고 과거 어느 때보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대선이 되고 있다.




하인혁 교수 / 웨스턴 캐롤라이나대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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