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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집하는 페어팩스 트럼프 지지자들

이민자와 일자리 경쟁 심화
트럼프 이민제한 정책 환영
감소하는 인종 비율도 자극

워싱턴지역의 트럼프 지지계층을 읽을 수 있는 많은 키워드 중에서 백인 내 부자들이 쉬쉬하는 대목이 있다.

트럼프 핵심 지지계층인 백인 워킹 클래스는 사실 진보 계층이다. 트럼프로 인해 확산되고 있는 백인의 인종주의 사상을 백인 워킹 클래스가 흡수한 대목은 상당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거의 모든 문화 영역을 놓고 볼때 백인 워킹 클래스가 평균적인 미국인에 비해서도 상당히 진보적이다. 보수의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는 매주 종교행사 참여도를 봐도 백인 워킹 클래스는 매우 뒤떨어진다.

기독교 조사단체 PRRI의 조사에 의하면 백인 워킹 클래스 중 매주 교회에 가는 비율은 7%로 미국 평균 9%에 비해서도 매우 뒤떨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강요된 진보현상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종교행사를 갈 수 있는 것도 경제적 여유에서 비롯된다.



흔히 진보적인 계층에서 결혼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스탠포드 대학의 셜리 룬드버그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백인 워킹 클래스의 결혼률은 남성 55%, 여성 60%로,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학력 백인의 남녀 각각 70%의 결혼률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들이 경제적으로 빈곤해지면서 결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진보를 강제해왔으나, 이러한 강요된 진보가 이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분노는 소외감을 야기하고 결국 백인이라는 인종적 자의식을 폭발하게 만들었다.
워싱턴지역의 진보적인 색채는 오히려 트럼프 지지세를 확산시킬 수 있는 좋은 토양을 제공하는 것이다.

비영리 단체 어메리칸 내셔널 일렉션 스터디스의 조사에 의하면, 백인 워킹 클래스의 40% 이상은 백인이라는 정체성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반면, 대졸 이상 백인의 2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의 백인 정체성 자의식이 트럼프의 백인우월주의적인 발언을 통해 드러나면서 다른 비이성적인 주장까지 모두 수용하는 양상을 보였던 것이다. 이같은 인종적 자의식은 자신의 현실을 외면하는 최면제 역할을 담당했다.
이들의 58%는 심지어 4년제 대학학위가 있더라도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정체성 함정에 빠져 있었다. 대학 학위가 있더라도 이민자와 소수계의 등쌀에 자신들의 경제적 삶이 나아질 것이라고 믿지 않는 것이다.

백인 자의식이 오히려 이들의 성공을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이저패밀리재단/CNN 조사에서는 46%만이 대졸학위가 경제적인 성취를 가져다 줄것이라고 믿었으나, 흑인 워킹 클래스는 73%, 히스패닉 워킹 클래스는 73%가 그렇다고 답했다. 학력이 아니라 백인 정체성 자체가 자신들을 성공시킨다고 굳게 믿는다는 뜻이다.

자신들은 백인이기 때문에 경제적 성취가 뒤따라올 수밖에 없는데, 이민자와 유색인종이 이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학력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노력에 따른 정직한 보상보다는 백인이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백인 우월주의 사상인데, 이러한 주장과 맞아떨어지는 여론조사 결과인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인종주의적 극우정서가 대졸 백인 계층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갈수록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대졸 백인들의 경제적 계층 하락이 가속화되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대졸 백인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먹물 근성’ 때문에 도저히 양심상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었던 대졸 백인 중 상당수가 샤이 트럼프로 돌아서거나, 내놓고 트럼프를 지지하는 현상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ly correctness)’을 실천한 댓가가 고작 이런 것이었느냐, 하고 회의하는 시각이 늘어날수록 트럼프 지지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트럼프 현실주의자’도 늘고 있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미국이 마치 나찌 독일처럼 변할 것이라는 우려했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 이들의 트럼프 전향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워싱턴지역에서 고학력 백인이 고학력 이민자와 일자리 경쟁을 벌이는 일이 늘어나면서 트럼프의 이민압박 정책은 고학력 백인을 자극하고 있다.
트럼프의 오바마케어 폐지주장에 상당수의 대졸 백인이 찬성하는 이유는 이들이 오바마케어가 없어도 직장제공 의료보험을 제공받는데, 자신들이 내는 세금으로 유색인종과 이민자의 의료보험료를 부담한다고 생각한다. 트럼프의 감세정책은 이들 고소득 백인의 염원에 100% 부응하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대목이 남아있다. 점잖은 백인들도 선거시즌마다 백인이 절반 이상을 차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근원적인 두려움에 휩싸인다.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의 백인 50% 비율이 무너진 건 2000년 센서스 조사 때였다.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 학생들의 백인 과반비율이 무너진 것은 2005년이었다.
현재 페어팩스카운티 공립학교 등록생의 37.8% 만이 백인이다.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페어팩스카운티의 백인 과반 비율은 2026년에 무너지게 된다.
페어팩스 카운티 백인들은 트럼프가 백인의 이익을 현실적으로 가장 잘 반영해줄 것으로 판단하고 강한 응집력으로 뭉치고 있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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