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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그레이 칼럼] 켈틱 여정, 그 멋진 나들이

패트릭 성인의 기념일에 맞추어서 3일동안 열린 ‘켈틱 가슴으로의 여정’에 동참한 일은 일상에서 탈출했던 멋진 나들이였다. 아일랜드 가수이자 영성지도자인 카멜 보일의 프로그램에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각처에서33명이 찾아왔다.

더불린 가까이 소도시에 사는 카멜은 원래 학교 선생이었다. 25년 전 어느날 한 신부님의 강론을 듣다가 그의 설명은 이해못했지만 열정을 느낀 후 그녀의 삶은 바뀌었다. 학교를 그만두고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겠다고 나서니 그녀의 어머니는 안정된 직업을 버리고 음악을 선택한 딸이 불안했다. 그러나 그녀는 전통 음악에 심취해서 일상에서 가지는 느낌과 축복의 기도를 노래하다 내적 치유의 은사를 받았다.

그녀가 친구를 보러 조지아에 들렀다 우연히 한 수녀님과 인연을 맺고 앨라배마의 피정지를 찾아와 연례행사로 영성 피정을 지도한 지 벌써 20년이다. 참석자들은 독특한 켈틱 디자인을 가진 색색의 천을 두른 의자들이 만든 서클에 조인했다. 그 중심에 놓인 작은 테이블에는 촛불 주위로 작은 돌들과 조가비, 밝은 색깔의 유리구슬들이 수북이 쌓였고 그 옆 바닥에는 켈틱 디자인 천 위로 켈틱 십자가와 아일랜드 명승지 모조품들이 얌전히 자리잡았다. 모두가 내가 아일랜드를 찾아가서 실제를 본 것들이라 친근하게 다가왔다. 더구나 오래전 고향을 그리워하던 내 영혼이 방향을 잘못 잡아 엉뚱하게 태평양이 아닌 대서양을 건너 아일랜드 벌판에 내렸을 적부터 켈틱 문화가 나의 외로움을 다독여줬고 내 감성의 바탕이 됐다.

카멜을 따라 고대 아일랜드 축복의 기도를 노래하며 즉시 켈트족이 됐다. “나의 몸에 축복을 주소서/ 나의 영혼에 축복을 주소서/ 그리고 내가 오고 가는 길에 축복을 주소서”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그녀의 기도에 마음의 문이 열렸다. 6세기부터 전해온 켈틱 기도는 영육이 하나로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인식하고 자연의 모든 것, 특히 흙을 존중하는 삶을 노래한다. 매순간 신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듣고 자연과 성인들과 천사들과 함께 호흡함을 감사하는 삶을 축하한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조상들 역시 우리와 하나로 함께 기도한다고 믿으니 이 세상과 다음 세상의 벽이 무너진다.



느리게 그리고 부드럽게 움직이며 켈틱 노래와 아일랜드 수호성인들의 재미난 스토리를 섞어 영적 세계로 안내한 카멜은 살그머니 다가와 내 속의 환경을 더듬고 진실로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도록 길안내해줬다. 신을 믿고 가슴으로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니 세상 모든 것이 느낌으로 연결되었다. 그리고 신의 사랑과 자비를 의식하니 가슴의 에너지가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더불어 각자가 가진 독특한 심장 박동 소리와 스토리를 타인들과 나누면 성신의 도움으로 자유로운 바람처럼 사랑의 흐름 따라 시작과 끝이 없는 서클을 만든다. 사실 어둠이 덮은 세상과 떨어져서 불꽃을 둘러싸고 우리는 둥글게 돌며 잠시 켈틱 춤을 춘 마력의 순간이 있었다. 마이클 플래틀리가 높이 뛰며 추던 춤은 쉬워 보였는데 막상 가볍게 3스텝을 따르는 우리의 움직임은 거친 호흡처럼 비틀거렸지만 손을 잡은 양쪽 사람들이 지켜줘서 서클을 유지했으니 든든했다.

켈틱 영성의 근원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동식물 사물과의 관계, 연대감 그 연결의 영원함이었고 영혼을 잡는 켈틱 축복은 신의 선물을 감사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식하는 행복이었다. 카멜 덕분에 신과 인간의 화합, 자연과 인간의 화합, 인간과 인간의 화합, 과거와 현재, 죽은 자와 산 자의 화합에 마음이 쏠렸다. 그리고 자연의 소리는 사람살이의 모든 희로애락을 포용하고 있다는 진실로 소중한 사실을 새삼 인식했다.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에 켈틱 멜로디가 보태져서 마치 스페인에서 순례길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번에 인간의 삶은 사전에 정해진 지도가 안내하니 신의 존재를 느끼며 가슴으로 세상을 마주보는 자세를 배웠다. 카멜이 헤어지기 전에 내 손을 잡고 “하느님의 눈이 당신을 보고 성모 마리아가 당신의 마음을 껴안아주시길” 하고 노래 해주니 내 콧잔등이 시큰거리고 눈물이 나왔다. 진심으로 나를 위해 기도해주는 사람들에 둘러싸여서 평온함을 되찾아 행복했다. 무엇보다 영원한 축복을 받으라는 기도의 노래가 앞으로 내 마음에 잔잔한 충격파로 머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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