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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불체자 단속 프로그램 287(g) 분석

[애틀랜타 중앙일보] 발행 2008/05/05  0면 기사입력 2008/05/05 11:10

귀넷 불체자 단속 어떻게 진행되나? 카운티 경찰에 불체 단속권한 부여
구치소 수감자도 신분조사해 추방, 전국 2천개 카운티중 47곳만 실시

동남부 지역의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귀넷카운티 역시 조지아주의 반(反)이민 물결에 편승하고 있다.
귀넷카운티 커미션이 지난 4월 통과시킨 이민국 프로그램 287(g) 조례가 바로 그것이다. 이르면 올해 말 시행되는 이번 조례는 연방정부 이민국 뿐만 아니라 카운티 경찰에게도 불법체류자 단속권한을 부여하는 강력한 조치다. ‘불법체류자 적발’이라는 취지로 시행되는 이번 법안이 한인 이민자들에게는 과연 어떤 영향을 끼칠지 분석해본다.


▶287(g)는 어떤 내용?
간단히 말하자면 연방 이민세관국(ICE)만이 시행했던 불법체류자 단속권한을 지방 자치단체(귀넷카운티)에게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1996년 연방 이민국이 고안한 프로그램으로, 체포된 사람이 지문 및 신원 조회를 통해 불법체류자로 드러나면 수감시킨 뒤 이민국이 추방하는 것이다.

이민국에 따르면 287(g)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지방정부는 소속 경찰관을 9주간의 이민국 아카데미 훈련에 참가시켜야 한다. 이민국은 “지방정부 경찰관은 5주간의 현장훈련, 4주간의 교정 훈련을 받는다”며 “훈련기간중 이민법 교육 및 불법체류자, 범죄자 식별을 위한 국토안보부 데이터 베이스 사용법을 등을 익한다”고 설명했다.

경찰관이 훈련을 마치게 되면 해당 카운티는 287(g)에 자동적으로 가입된다. 카운티 공무원들은 카운티 감옥 수감자들의 이민 신분을 검사할수 있으며, 불법적으로 체류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 추방할수 있는 권한을 지니게 된다. 찰스 배니스터 귀넷카운티 체어맨은 “카운티내 불법체류자 범죄가 빈발함에 따라 불가피한 조치”라며 “빠르면 8~9개월 내에 불체자 단속 프로그램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AVE 사태 재연?
287(g)가 ‘제2의 SAVE 법안’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한인들이 적지않다. 올해초부터 시행된 ‘SAVE 프로그램’ 때문에 많은 한인들이 운전면허를 갱신하지 못하는 사태를 겪었다. SAVE는 당초 ‘외국인에게 ID 발급시 이민국 전산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으나, 실제로는 DMV와 연방 이민국 데이터베이스간에 연동이 되지 않아 많은 한인들이 운전면허증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그러나 DMV측은 “컴퓨터에 데이터가 없다”며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이민국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하는 287(g) 프로그램이 SAVE와 똑같은 오류를 범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범죄로 적발된 이민자가 “데이터에 이름이 없다”는 이유로 과도한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제기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배니스터 체어맨은 “SAVE와 287(g)는 사용하는 전산 데이터는 다르다”며 “같은 프로그램을 시행한 노스캐롤라이나주 맥클린버그 카운티는 이같은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민법은 연방 정부 관할이기 때문에 지방 정부는 제한이 있다. 우리는 연방법 시행을 돕는 것 뿐”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사소한 경범죄 단속?
287(g)가 시행되면 사소한 경범죄로도 신분조회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속도위반 등 경범죄로 적발된 이민자가 287(g)로 신분조회를 받은 후, “데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구치소에서 불이익을 당할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배니스터 체어맨은 “합법 이민자는 아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287(g)는 중범죄자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즉 DUI나 폭력, 절도, 사기 등 중범죄(felony)로 현장에서 체포된 사람만이 반드시 신분 조회를 받지만, 과속 등 경범죄(misendever)는 해당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정 인종 타겟?
귀넷카운티가 결의한 287(g) 프로그램에 따르면 불법이민을 전담으로 하는 단속반 18명이 추가로 고용된다. 단속반은 경찰과 비슷한 보수와 대우를 받게 된다. 단속반 숫자가 늘어나면 그에 비례해 단속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특정 인종이나 이민자가 물리적, 심리적 손해를 볼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배니스터 체어맨은 “특정 인종이나 민족이 타겟이 되는 일은 절대 없다”며 “현재 경찰관들이 단속과 관련해 철저한 훈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귀넷카운티 관계자는 “청사내 인권 관련 부서가 따로 마련돼 있으며 통역관이 있기 때문에 언어 문제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준비는 충분한가?
287(g) 프로그램은 미국내 2000여 카운티 가운데 불과 47개 카운티만이 시행하는 이례적인 조치다. 대부분은 노스캐롤라이나, 뉴멕시코,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 불법이민자가 비교적 많은 카운티에 집중돼 있다. 조지아주에서는 캅, 할, 윗필드 등 3개 카운티만이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조치가 귀넷카운티에 시행되는데 대해 AJC는 “연말로 다가온 선거를 앞두고 이민정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로 287(g)는 “불법이민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

한편 287(g)는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시행이 강행될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귀넷카운티 커미션은 불법이민자 단속반 18명 추가 확보 예산으로 120만달러, 이민국 불법이민자 단속 프로그램 시행 예산으로 210만달러를 각각 승인한 상태다. AJC는 칼럼에서 “287(g)는 연방정부가 해야 할 불체자 단속을 지방정부에서 도맡아 해주는 꼴”이라며 “소요되는 예산은 고스란히 시민의 지갑에 나올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반면 배니스터 체어맨은 “불체자가 수감된 지 72시간이 지나면 연방정부가 매일 99달러84센트의 지원금을 보낸다”며 “추가예산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종원·이성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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