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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칼럼] 골프에서 배우는 인생

신광균(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신광균(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애틀랜타 중앙일보] 발행 2009/04/25 미주판 0면 기사입력 2009/04/27 06:46

골프장은 때로는 매우 값진 인생의 교습장이 될 수도 있다. 우선 골프칠 때는 공을 치기 전의 기본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알아야 한다.

그렉 노먼은 "공을 치기 전의 자세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그립은 올바르게 잡았는지, 얼라인먼트는 제대로 되어 있는지, 비구선과 클럽 페이스가 직각으로 놓여있는지, 전체적으로 몸이 바른 자세로 되어 있는지를 하나하나 점검해야 한다. 그리고는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백스윙한 다음 정점에서 약간 멈추는듯 약간 여유를 가진 다음 하체로 리드하며 조금도 망서림 없이 힘껏 휘둘러야 한다. 이런 것이 모두 인생을 사는 방법이 아니겠는가.

골프 코스는 인생살이나 마찬가지로 평탄하지도 않고 워터 해저드나 샌드 벙커 등 수많은 함정이 놓여있다. 바람도 이리저리 불어 골퍼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잘 맞은 공이 오비가 나는가 하면 오비 날 번한 공이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 한 복판으로 굴러나오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티샷이 타핑되어 칠십 야드밖에 안 굴러갔는데 세커드 샷이 잘 맞아 그린 근처까지 가고 써드 샷을 핀 옆에 붙여 파를 잡기도 한다.
반면 티샷이 '오잘공(오늘 제일 잘 맞은 공)'이 되어 페어웨이 한 복판에 떨어져 기분이 짱이었는데 세컨드 샷이 짧아 벙커에 빠지고 벙커 탈출에 두 타를 더하여 더불 보기로 끝나기도 한다. 일이 잘 안된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고, 승승장구한다고 기고만장하다가는 큰 코 다치는 것이 세상살이 아닌가.

런던 교외에 있는 서닝 데일 골프 클럽에는 추리 소설가 크리스티의 친필로 된 '이 유머의 게임이 내 인생을 매우 윤택하게 만들었다'라는 글이 남아있다.
골프장은 행운과 불운, 환희와 좌절이 교차되는 희비애환에 찬 인생의 축소판이며 인간의 온갖 미덕과 악덕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PGA 대회가 아닌 일반 대회에서는 대개 심판없이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골프를 통하여 정직의 미덕을 배울 수 있다. '금잘공(금세기에 제일 잘 친 공)'이 디봇 자국에 들어갔다. 하나님밖에는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데 옮겨 놓을까 그냥 칠까 유혹을 받는다.

아무도 안 보는 사이에 헛방 한 번 쳐서 트리플 보기를 했는데 더블 보기라고 적을까 등 갈등이 많다. 이런 유혹을 이기며 정직을 배우고 양심을 키우는 훈련이 골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마스터스 대회를 창설한 바비 존스가 14세 때 전국 아마추어 대회에서 우승을 놓쳤다.

그러자 그의 코치가 타이르기를 "너는 앞으로 어느 대회에서나 이길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너의 그 못된 성미를 죽이지 못하는 한 우승자가 되지는 못한다. 자기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자만이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이런 자제력은 골프에서만 필요한 게 아니다. 가정 불화도 총기난사 사건도 모두 자제력 부재에서 나온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골프장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인생 교훈은 바비 존스와 쌍벽을 이루었던 헨리 코튼의 "가장 간단한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이는 골프의 기본인 '어깨에서 힘을 빼라, 천천이 휘둘러라'라는 두 가지 원칙을 말하는 것이다.
요즈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한 모습을 보며 청렴결백이니 도덕성이니 하는 것이 말하기는 쉽지만 실천하기는 정말 어렵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가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서 "안마당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자유, 걸으면서 먼 산이라도 바라볼 수 있는 자유를 달라"고 한 글을 보면서, 오늘도 맑은 하늘 아래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푸른 초원을 자유롭게 걸으면서 먼 산도 바라보며 골프치는 내 팔자가 정말 상팔자구나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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