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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에 대한 편견 바로 잡아야”

귀넷 투표소에서 한 가족이 겪은 불편한 진실
지난달 조기투표소 찾은 중국인 가족에
선거관리 직원, 고압적이고 부당한 행동
“아이에 당당한 모습 보이려 문제 제기”

지난달 귀넷 카운티에서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선거관리 직원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은 중국계 가족이 카운티 측의 사과와 엄격한 선거관리 요원 교육을 요구하고 나섰다.

에디 수와 웬디 수 부부는 15살 아들 매튜의 간청으로 지난달 10일 스와니 조지피어스 커뮤니티센터 조기투표소를 찾았다가 억울한 일을 겪었다며 6일 본지 인터뷰를 자청했다.

에디 씨는 “평소에도 가능한 투표를 해왔지만 특별선거에까지 참여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정치에 관심이 많은 매튜가 무슨 일이 있어도 투표를 해야 한다고 조르는 바람에 일부러 시간을 냈다”고 말했다.

매튜는 14살에 노스귀넷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5살의 나이로 조지아텍에 재학 중인 수재이다. 수 씨 부부는 ‘미성년 입학생들은 보호자도 의무적으로 가족 기숙사에 살아야 한다’는 학칙 때문에 조지아텍 캠퍼스에서 지내고 있지만, 투표를 하기 위해 스와니 집 근처까지 운전해 도착했다.



영어가 유창한 에디 씨는 투표자 확인서를 작성하고 투표 카드를 받아 문제 없이 투표할 수 있었지만, 부인 웬디 씨는 투표소 직원의 제지를 받았다.

웬디 씨의 옆에 서 있던 매튜가 확인서 하단 서명란을 손가락으로 가리킨 게 발단이었다. “직원이 우리에게 뛰어와 '노(No), 노, 노' 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매튜가 내 대신 용지를 기재했다고 주장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매튜는 손에 펜도 쥐고 있지 않았고, 필적을 대조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일인데도 막무가내로 화를 내면서 내 투표가 무효화 될 수도 있다고 겁을 줬다”고 웬디 씨는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에디 씨가 항의하자 이 직원은 한 발 물러섰지만, 책임자와 상의하고 돌아와서는 매튜에게 투표장에서 나갈 것을 명령했다. 등록된 자원봉사자에게만 투표자 지원 활동이 허용된다는 주장이었다. 의기소침해진 매튜는 투표소를 나가 부모를 기다렸다.

매튜는 “선거관리 직원이 우리에게 규율을 설명하려는 게 아니라, 말을 못알아듣는 사람에게 하듯 고압적이고 거들먹거리는 자세로 말했다. 아주 불쾌했다”고 털어놨다.

통역 봉사차 투표소에 머물고 있다가 이 광경을 목격한 한인 브라이언 김 씨는 “같은 장소에서 8시간 동안 봉사하면서 미성년 자녀가 부모와 함께 들어가는 것을 제지당한 유일한 경우”였다고 전했다. 김 씨는 투표소 책임자와 귀넷 선거국 임원에게도 항의했지만, “책임자들은 사실관계를 왜곡한 변명과 시간을 벌기 위한 무책임한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투표소 직원이 실제로 매튜에게 퇴장을 명령했다면, 이는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다. 현행법상 미성년자는 부모를 따라 투표소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린 레드포드 귀넷 선거관리국장도 본지의 문의에 “미성년자도 통역사로서 투표자를 지원할 수 있다”고 확인했지만, 이 사건에 대한 해명 요구에는 “브라이언 김의 불만사항이 접수 되었으며, 오는 16일 귀넷 선거관리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이 문제가 다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웬디 씨는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면서까지 투표를 해야 하나 회의가 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남편 에디 씨는 “사실 귀찮은 일이 생겼다 치고 잊고 넘어가려 했다. 그런데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침묵한다면, 아이에게 당당한 모습이 아닐 것 같았다”며 “16일 회의에 참석해 당당하게 사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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