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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실형 前 미하원의원 "흑인핍박 피해 아프리카 가겠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탈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前) 미국 연방하원의원이 '흑인 핍박'을 주장하며 "복역 후 미국을 떠나 아프리카로 가겠다"는 말을 남겼다.

11일 미국 주요언론에 따르면 1990년대 시카고 남부를 지역구로 연방하원의원을 지낸 멜 레이놀즈(66)가 전날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레이놀즈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수출하는 시카고 출신 사업가 2명의 컨설턴트로 40만 달러(약 4억4천만 원)의 수입을 올리고 소득 신고를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레이놀즈는 문제의 돈이 사업상 경비로 쓰였고 과세 대상 소득이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레이놀즈의 은행 계좌 기록을 인용, 이 돈의 상당 부분이 딸 학비로 나갔고 식료품점 및 대형 할인마트 쇼핑 등에도 쓰였다고 지적했다.

레이놀즈는 2015년 6월 탈세 혐의로 기소돼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러나 아프리카 체류 중 법원의 승인 없이 거처를 옮기는 등 보석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2016년 4월 강제 소환됐다.

재판을 주재한 로버트 게틀먼 판사는 판결에 앞서 레이놀즈 전 의원이 어렵사리 얻은 삶의 기회들을 낭비하고 여러 사람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 무척 안타깝다고 말했다.

미시시피 주 빈민가에서 태어난 레이놀즈는 어릴 적 일리노이 주 시카고로 이주, 사회복지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하지만 시카고 시립대학을 거쳐 일리노이 주립대학을 졸업한 후 하버드 행정대학원에 진학했고, 명성 높은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그는 대학 교수·사업가를 거쳐 1992년 시카고 남부 흑인 밀집지역을 지역구로 연방하원의원에 첫 선출됐고, 1994년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1995년 미성년 선거운동원 성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어 선거자금 유용 혐의로 기소돼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징역 6년 6개월을 선고받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특별 감형 조치로 풀려나기 전까지 3년 6개월간 실형을 살았다.

2004년 연방하원의원직에 다시 도전했으나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의 장남인 잭슨 주니어 전 하원의원에게 패했고, 2012년 잭슨 전 의원이 선거자금 유용 혐의로 사퇴한 후 후임 보궐선거에 나섰다가 중도 하차했다.

검찰은 "레이놀즈가 상습적으로 법을 위반했다"며 징역 2년 3개월을 구형했다.

레이놀즈는 재판정에서 직접 자기 변론에 나서 "법원이 과거 오류에 너무 큰 비중을 두고 심판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그는 "세 자녀를 키우며 열심히 살았다"며 평범한 시민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한 뒤 "나를 감옥에 가두려는 목적이 무엇인가. 교훈을 주려는 건가"라며 "나는 일상을 통해 인종차별적인 이 사회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반발했다.

게틀먼 판사는 레이놀즈에게 "수감기간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어떤 길을 갈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권고했다.

재판이 끝난 후 레이놀즈는 "미국과는 이제 끝났다. 더는 아무 기대가 없다"면서 "흑인들은 언제까지 이런 말도 안 되는 취급을 당해야 하나. 형기를 마치는 대로 아프리카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레이놀즈는 오는 8월 1일 교도소에 입소할 예정이며, 2016년 아프리카서 강제송환된 후 수감된 2개월을 형기에서 면제받아 약 4개월간 복역하게 된다.

chicagor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시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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