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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전과 후로 나뉜 시카고 생활

전 시카고 한겨레 신문 대표 진영민씨
시카고 사람들 20

시카고 중앙일보 재창간에 즈음해 꼭 한번 만나고 싶었던 사람. 진영민(77•사진) 전 시카고 한겨레신문 대표다. 그는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1980년대 말 여기서 한겨레 신문을 창간해 2년간 발행하다 문을 닫았다.

그는 당시 건물을 사고 윤전기도 들였다.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되었다. 그가 부동산 투자로 모은 목돈이 들어갔다. 신문사가 문을 닫으면서 그는 경제적인 타격을 입었으나 지금 보란 듯이 노후를 자신의 제2의 고향인 시카고에서 즐기고 있다.

“1972년도에 시카고로 왔어요. 처음엔 로렌스길에 태권도장을 열고 ‘템플제철소’에서 일도 했습니다.” 시카고 올드타이머 중에는 템플 동기들이 많다. 10년 가량 도장을 운영하다 그는 아파트를 사서 개조해 렌트를 주고 되팔기도 하는 등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렸다. 몬트로스, 엘스톤, 서버브 글렌뷰의 디어러브 길 까지 투자지역을 넓혔다.

"태권도장을 꾸미다 보니 실내를 개조하고 수리하는 아이디어가 생기더군요. 부동산을 되팔면서 모은 돈을 신문사업에 다 넣었습니다.”



그의 시카고에서의 삶은 신문사 전과 후로 나뉜다. 재산을 크게 잃은 뒤 막내동생이 자신이 운영하던 여성의류점을 넘겨주었는데 장사가 너무 잘 되더라는 것이다. 그는 의류점을 몇 년 운영하다 이를 팔고 훌쩍 한국의 고향(전북 고창)을 찾았다. 거기서 연극 제작자로 2년여를 “취미생활을 즐긴 뒤” 다시 시카고로 왔다.

그는 한인 2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태권도 교습을 진행한 것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그러나 그보다 네살 아래인 아내 진옥현씨는 여전히 풀타임 간호사다. 병원서 젊은이들과 어울리며 더 젊게 사는 것 같다고 한다.

자식 얘기는 물어보지 않아도 대체로 먼저 꺼내게 되어있다. 예일법대를 나온 큰딸 하나씨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갑부와 결혼했단다. 둘째 딸 나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판사로 일한다. 둘 다 결혼했고 큰딸이 외손녀 둘을 안겨주었다. “그뿐 아니고 아버지 용돈도 꼭 챙겨줍니다.”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맥도널드에 들러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한가로운 일상을 즐긴다. 저녁 약속이 잡혀 있으면 가벼운 반주를 곁들일 만큼 건강하다.

“신문사 쉬운 일이 아니라는걸 압니다. 다시 시작한 만큼 사람들 많이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는 재창간한 시카고 중앙일보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도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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