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카고 사람들] “시카고 생활 30년 또순이”

암 극복, 댄스 즐기는 김남선씨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리라는 청운의 꿈을 안고 88년도에 유학을 왔습니다”라고 운을 떼는 김남선씨(사진•미국명 Sunny•56)는 셔츠에 자수를 놓아 타인종을 상대로 세일하는 비즈니스우먼이다.

원래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던 그는 로즈몬트에서 열린 스몰비즈니스 컨벤션에서 스크린 프린팅 기계를 보고 셔츠에 독수리와 늑대 등의 동물 그림을 넣어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1만 달러를 투자, 구입했다.

흑인 동네만을 돌며 가짜 명품 브랜드 가방을 전문으로 취급하던 유대인 노인을 만나 그의 상술을 배우게 된 그는 스크린 프린팅으로 찍은 티셔츠는 흑인보다 백인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후 버팔로 그로브, 먼덜라인, 네이퍼빌, 웨스트몬트 등 서버브는 물론 위스칸신, 인디애나, 미시간 그리고 미네소타까지 출장을 다니며 티셔츠를 팔았다.

1994년 딸을 얻은 그는 아이 키우랴, 비즈니스 하랴, 영어 공부 하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와중에 자궁암 진단을 받았다. 1년간의 치료와 비즈니스에 몰두하면서 암을 극복했다.



그 무렵 팰러타인 지역에 투자했던 4채의 타운 하우스 페이먼트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를 정리하면서 재산과 신상 등 모든 것을 재정비했다. 그는 “가지치기를 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거죠”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화불단행이랄까. 고교 졸업반이던 딸 장미(Rose)가 갑자기 뇌에 핏줄이 터지는 청천병력과 같은 일을 다시 겪게 된다. 뇌졸중 수술을 받고 퇴원한 장미를 싱글맘으로 어떻게 키우면서 살아야 할 지 병원 케이스 상담가와의 미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몸 한쪽이 마비되었지만 딸 장미는 하퍼 칼리지에서 메디칼 리셉셔니스트 면허를 공부하면서 글렌뷰 노스쇼어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헬스 클럽 트레이너를 통해 마비된 팔, 다리 운동을 하는데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그는 “국가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받으면서 생활하는 만큼 앞으로 남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모르면 물어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게 저의 장점”이라며 웃는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3년 전부터 시간나는대로 라인 댄스를 배우고 라틴 음악에 맞춰 살사와 바차타 춤도 즐긴다는 그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감사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시카고의 또순이다.


James Lee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