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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풋 74% VS 프렉윈클 26%

부패 정치 신물 난 유권자 개혁 기대
“모두 위한 정책 펴나가겠다” 다짐

미국 3대 도시 시카고가 '커밍 아웃한 흑인 여성'을 차기 시장으로 선출했다. 미국 대도시에서 흑인 여성, 그것도 성소수자 시장이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선거사에 새로운 기록을 쓴 셈이다.

2일 열린 시카고 시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정계 새 얼굴' 로리 라이트풋(56•민주) 전 연방검사가 '거물급 정치인' 토니 프렉윈클(72•민주) 쿡 카운티 의장을 압도적 차로 누르고 최종 승리했다.

개표 초반부터 크게 벌어진 득표율은 74% 대 26%로 마감됐다.

시카고 56대 시장에 당선된 라이트풋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승리를 예측했지만, 이 정도 지지를 받을 줄은 몰랐다"며 "매우 큰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여러분은 오늘 새 역사를 썼을 뿐 아니라 변화의 동력을 창조해냈다"면서 "부와 권력을 쥔 소수가 아닌, 모두를 위한 정책을 펴나가겠다. 이 순간을 모멘텀 삼아 시카고에 밝은 새 날을 함께 열어가자"고 다짐했다.



프렉윈클은 "기대했던 결과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패배를 인정한 후 라이트풋에게 축하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흑인 여성이 결선 투표를 치를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승패를 떠나, 역사적인 순간임에 분명하다"고 말했다.

라이트풋은 이번 선거에서 급부상한 시카고 정계의 새 얼굴로, 경찰 감독•감찰 기관의 수장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59•민주) 현 시장이 3선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 이매뉴얼 시장을 겨냥해 시카고 시장 출사표를 던졌다.
연방 검찰청 일리노이 북부지원 검사, 대형 로펌 메이어 브라운 소속 변호사 등으로 활동했으며, 시카고 시의 총체적 부패를 드러낸 흑인 소년 16발 총격 사살 사건 재수사 과정에서 경찰위원회 의장으로 경찰 개혁과 정치권 부패 일소를 촉구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개혁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를 모았다.

지난 2월 26일 열린 통합 경선에서 1위로 결선 투표에 오른 라이트풋은 캠페인 기간 내내 여론조사에서 프렉윈클을 앞섰고, 양대 지역신문과 경선 경쟁자들로부터 잇단 공개지지를 끌어내며 줄곧 선두를 지켰다.

프렉윈클은 2017년 논란이 된 '소다세'(Soda Tax) 등 과세정책에 대한 비난, 최근 부패 혐의로 기소된 에드 버크 시의원과의 관계 등으로 곤혹을 치르는 사이 대세가 라이트풋으로 기울자 선거를 목전에 두고 TV 광고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는 진보적이지만 사회문화적으로 보수적인 시카고에서 흔히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흑인' '여성' '동성애자' 수식어를 한 번에 단, 정치 무경험자 시장이 탄생한 데 대해 주류 언론은 '정치 머신'(Political Machine)으로 일컬어지는 부패한 시카고 정치에 신물 난 유권자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라이트풋은 제인 번(1979)에 이어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 해롤드 워싱턴(1983)과 유진 소여(1987)에 이어 흑인으로서는 세 번째 시카고 시장이 된다. 시카고에서 출생하지 않은 시장이 나온 것은 앤튼 서막(1931) 이후 88년 만이다.

전국적으로는 미국 대도시에서 처음 나온 동성애자 시장, 첫 흑인 여성 시장이라는 점이 관심을 끌고 있다.

라이트풋은 오하이오 주 매실런에서 태어나 미시간대학(앤아버)과 시카고대학 법대를 졸업했고, 동성배우자 에이미 에술먼과의 사이에 딸(10) 1명을 뒀다.

라이트풋은 다음달 시카고 시장에 취임한다.


노재원•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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