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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본 시카고, 시카고 사람들] 만나보고 싶은 ‘시카고’에게

안녕하신가?

몇 차례 미국을 방문해 뉴욕, 워싱턴, 보스턴, LA, 테네시 주 몇 개 도시들은 만나봤지만 자네를 볼 기회가 없었네. 아쉽고 미안하이. 언제가 될 지 지금 당장 약속할 순 없어도 다음 미국을 방문하게 되면 꼭 만나기로 함세.

우리 서로 만나지 못해도 난 영화를 통해 자네를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네. 자네를 생각하면, 좀 미안한 이야기지만 갱, 범죄, 액션 영화가 우선 떠오르네. 그리고 재즈와 블루스, 소올 음악도 연상되고....

대표적으로 영화 ‘언터처블’(The Untouchables 1987)과 ‘시카고’(Chicago, 2002)가 생각난다네. ‘언터처블’은 1920년대 말, 금주법 시대, 자네 마을을 주름잡던 마피아 보스 알 카포네 이야기지. 물론 마지막엔 선량하고 정의로운 경찰과 요원들이 동료들의 희생과 끈질긴 노력으로 악당을 체포하게 되지. 1920~30년대 당시 일그러진 미국과 자네, 그리고 일탈의 현장이 생생하게 그려졌었지. 뭐, 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뮤지컬로도 큰 인기를 누린 영화 ‘시카고’ 역시 자네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지. 영화 ‘시카고’에선 1920년대 갱단과 마약, 밀수, 살인의 이야기를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소품으로 활용하고 있지. 보드빌 스타로 분한 르네 젤위거(록시 역)와 캐서린 제타 존스(벨마 역)의 화려하면서도 섹시한 춤과 노래는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당시 혼란스러운 경제 부흥기의 공허한 미국을 감추기 위한 가면 노릇을 하기도 했어.

그 외에도 해리슨 포드가 열연한 ‘도망자’(The Fugitive, 1993), 스파이더맨과 닥터 옥토퍼스가 도심 속 엘 트레인(Elevated Train) 위에서 결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스파이더맨2’(Spider-Man 2, 2004), 배트맨과 조커가 트럼프 타워(Trump Tower)에서 마지막 결투를 벌였던 ‘다크나이트'(The Dark Night, 2008). 안젤리나 졸리의 ‘원티드’(Wanted, 2008), 로봇들의 전쟁 ‘트랜스포머3’(Transformers: Dark Of The Moon, 2011) 등이 있지.

특히 ‘다크나이트’에는 고담시티가 바로 자네였지. 윌리스 타워(구 시어스 타워)를 비롯해 마리나 시티(Marina City), IBM빌딩, 시카고 극장(Chicago Theatre), 체이스 타워(Chase Tower), 에이온센터(Aon center) 등이 배경으로 나왔어.

자네를 무대로 한 가슴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영화도 많이 있었지. 배꼽 잡고 웃었던 ‘나 홀로 집에’(Home Alone, 1990), 애틋하면서도 미소가 절로 나오는 로맨스 코미디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My Best Friend's Wedding, 1997)과 ‘당신이 잠든 사이에’(While You Were Sleeping, 1995),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2000) 등이야.

무엇보다 자네를 떠올릴 때 가슴 뭉클하고 가장 감동 받았던 작품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잘 사는 백인과 가난한 흑인간의 소통과 우정을 그린 작품 '언터처블:1%의 우정'(Untouchable, 2011)이야. 실화로 알려져 더 큰 감명을 받은 작품이지. 영화가 시대의 거울 노릇을 한다면 요즘의 자네 모습을 상상할 수가 있지.

바람 심하고 한 겨울 추위가 매섭다 들었네. 감기 조심하시고. 언젠가 아름다운 호수와 하늘, 그 사이로 쭉쭉 뻗은 빌딩 숲 사이를 자네와 함께 걸을 날을 기대하겠네…. 그때까지 건강하시길....

< 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전 한스타 편집장, 영화 칼럼니스트 >


서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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