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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목사의 이민과 기독교]대학의 위기, 신학교의 위기

가을학기를 맞아 대학 캠퍼스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아들 녀석이 전화기를 내려 놓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돌아오지 말라는 통지를 보내왔습니다. 이제까지 실험실, 친구들, 동아리 등 학교로 돌아가야 할 이유와 전염병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 사이에서 하던 고민이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Covid19으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되자 전세계적으로 대학들은 임시 휴교를 하고 학사 일정을 조정했습니다. 건강의 안전을 위해 다른 요소들이 덜 중요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학업은 계속되어야 하고, 졸업을 계속 미룰 수도 없습니다. 예정된 연구와 재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학이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상황입니다. 이는 수백 년 동안 유지했던 대학의 기능에 대한 도전이 되었습니다.

온라인으로 교육이 가능하다면 대학의 경쟁력 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수업, 시험, 도서관, 연구실 등은 함께 모여 공부할 때 그 효과가 큽니다. 근본적으로 현재의 교육 내용과 방법은 오프라인에서 그 역할을 감당했기에 온라인에서 그 영향력이 달라질 것입니다.



대학의 연구 및 관리 인원에 대한 비용은 계속되지만 수업료와 기부금은 줄어들 수 없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대학이 수입과 비용의 변화를 감당해낼 수 있을까요? 미국에서는 약 140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대학에 등록합니다. 이들이 캠퍼스에 모이는 숫자가 급감하면 유학생들이 줄어들고 대학의 직원도 줄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을 중심으로 경제 구조가 형성된 도시들은 큰 변화를 맞이할 것입니다.

온라인으로 연구를 한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일하는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근본적으로는 온라인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되는 대학에서 4년을 보낼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게 됩니다. 인간의 관계나 위계구조의 영향은 줄어들고 개인의 실력은 더 분명하게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온라인 상에서 필요한 능력에는 대학의 졸업장이 점점 중요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Google, Netflix, Bank of America, Hilton 등의 대기업에서는 특정 직업을 위해 학위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아마존 같은 기업은 직원들을 직접 교육하는 일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일종의 취업 자격증과 같았던 대학의 학위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습니다.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많은 한국 학생들에게 미국의 신학교는 매력적인 유학지였습니다. 학자들이 연구를 계속하고, 오래된 도서관이 있고, 전통 있는 교단과의 관계들과, 세계 각지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기도하며, 협력하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신학교에서 온라인으로 교육받고 온라인으로 목사가 되고 교회에서 온라인을 일하는 시대가 되어가면 유학의 환경도 달라질 것입니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방향은 좋은데, 최소한 3년은 목회자가 되기 위해 성경과 신학을 연구하며 목회를 꿈꾸던 장이 이대로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젊은이들이 하루 걸러 한 번씩 함께 예배하며 기도하기 위해 둘러앉던 자리의 감동은 이제 컴퓨터 안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지식은 쌓을 수 있고 일은 할 수 있지만, 눈을 마주치고 목소리의 울림을 가르치고 배우는 자리는 어디로 갈까요?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학생들이 가을학기를 어떻게 보낼지 새로 계획하는 기간입니다. 이젠 교회도 목회자도 온라인으로 어떻게 믿음으로 초대하고 사랑을 실천할 방법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너무 서두르지는 않더라도 말입니다. [사랑 커뮤니티 교회 담임, McCormick 신학교 겸임교수]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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