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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의 시사분석] 시카고 갱스터 13만명

1920년대 금주법 시대 얘기지만 시카고는 갱스터 도시였다. 아직도 기억하는 영화 ’언터처블’, ‘스카페이스’에 어울리는 도시가 시카고였다. 아직도 시카고를 떠올리면 알 카포네가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이유기도 하다. 시카고 사람으로 이제 그 얘기는 100년 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알 카포네는 제발 잊어달라고 호소를 해봐도 한번 사람들의 뇌리에 자리를 잡은 이미지는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그럼 지금도 시카고는 갱스터 도시일까?

시카고경찰은 자체 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놓고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시카고 시청 감사실이 이 갱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운영과 실태에 대해 감사를 벌였는데 밝혀진 사실이 사뭇 놀라울 정도다.

우선 지난 10년간 시카고에서 갱 멤버로 분류된 사람이 13만4000명이라고 확인됐다. 현재 시카고 인구를 270만명으로 봤을 때 대략 5%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체 인구의 5%가 조직 범죄에 가담했거나 할 수 있는 주민이라는 얘기다.

놀란 마음을 부여잡고 다시 자료를 들여다 본다. 그럼 어떻게 갱 조직원인지 아닌지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까? 가장 쉽게는 경찰 조서나 검찰 기소장, 법원 재판 기록 등을 통해서 나온 사실을 바탕으로 할 수 있다. 또 조직원들의 실토와 몸에 새긴 문신 등을 통해 어떤 조직에 속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감사실 발표에 따르면 갱 조직원이라고 시카고 경찰이 분류를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직에 속했는지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았다. 수치로 보자면 1만5000명으로 전체의 10% 이상이 해당된다. 이쯤 되면 갱 멤버로 보이는 가능성만 있다면 무조건 갱으로 분홍글씨를 새긴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게 된다.

아울러 갱 데이터베이스의 운영에도 구멍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시 경찰국 뿐만 아니라 외부 기관도 열람할 수 있는데 무려 500개 기관이 지난 10년간 이 자료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확히 어느 기관에서 이 정보를 들여다 봤는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렇게 많은 기관이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릴 수 있는 갱 정보를 대조할 수 있다면 위험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취업을 하거나 서류미비자의 추방에 사용된다고 한다면 해당 인물에게는 엄청난 결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10% 이상의 부정확성을 가진 데이터베이스라면 보다 신중하게 자료가 모아져야 하고 접근과 운영 역시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한 개인에게 갱스터라는 낙인이 찍힌다면 쉽사리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 낙인이 오히려 범죄를 부추기고 커뮤니티에 적응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시카고에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게 되면서 치안 이슈가 얼마나 개선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시 남부와 서부지역에 집중된 조직 범죄 발생이 과거보다는 나아져야 한다는 기대감이 크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정보 구축이 우선이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갱스터를 색출해야지 아니면 말고 식의 접근법은 치러야 하는 댓가가 너무 크다. 차제에 정확한 기준을 바탕으로 한 갱 데이터베이스를 수립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범죄자 검거와 범죄 예방에 나서는 현명함이 요구된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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