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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트럭기사들 고속도로서 ‘서행 시위’

노동시간 유연성 등 규제완화 촉구

미국 장거리 트럭기사, '규제 완화' 촉구 시위
[시카고 ABC방송 화면 캡처]

미국 장거리 트럭기사, '규제 완화' 촉구 시위 [시카고 ABC방송 화면 캡처]

미국의 장거리 트럭 기사들이 연방 규제 완화를 촉구하며 전국 고속도로에서 '서행' 시위를 벌였다.

시카고 트리뷴과 ABC•CBS방송 등에 따르면 동부 뉴욕에서부터 중부 일리노이, 남부 조지아와 텍사스, 서부 캘리포니아까지 전국 곳곳의 트럭 기사들은 지난 주말 '슬로우 롤'(Slow Roll•서행)로 이름 붙인 연대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노동시간 유연성, 주행시간 전자기록장치(ELD) 의무화 해제, 신참 기사 훈련요원 자격 강화, 고속도로 트럭 전용 휴게소 확대 설치 등을 요구했다.

특히 시카고 인근 지역 트럭기사 30여 명은 시카고에서 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교외도시 모니에 집결, 고속도로를 타고 도심의 트럼프 타워를 향해 가다 번화가 인근 진입로에서 경찰에 의해 방향을 선회했다. 시카고 경찰청 대변인은 "진입로를 막고, 시위대가 트럭을 다시 남쪽으로 돌리도록 했다"며 "시카고 도심에서는 트럭 운행이 금지돼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 규제당국은 지난 2017년 12월부터 모든 장거리 상업용 차량에 대해 ELD 사용을 의무화했다. ELD는 기존 종이로 된 기록을 전자장치로 대체한 신기술로, 차량 운행 시간과 휴식 시간 등이 자동으로 입력된다. 상업용 차량 장거리 운전자들은 한 번에 11시간 이상 운전할 수 없고, 이후 10시간 이상 휴식을 취해야 하며 규정을 어기고 ELD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수만 달러의 벌금을 물 수 있다.

한 시위 참여자는 "종이로 기록되던 때에는 교통 체증이 심할 때나 날씨가 험할 때 차를 세우고 두어시간 낮잠을 잘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타이머가 켜져 있을 때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장거리 운전자들이 잠시 차를 세우고 쉴 수 있는 전용 휴게소 또는 도로변에 차를 댈 만한 공간이 부족한 것도 불만 요소다. 다른 시위자는 "일부 기사들은 고속도로 진출입로 인근에 차를 대고 잠을 자기도 한다"면서 대부분 기사들이 유사 시간대에 출발하기 때문에 휴식 시간도 겹쳐 주차할 곳을 찾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시위대는 또, 신참 기사 훈련요원 자격을 트럭 운전 경력 최소 5년에 좋은 운전 기록을 소유한 사람으로 제한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도로 사고를 막고 모든 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러나 장거리 운전기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정치인이 없고, 청원을 해도 모두 못 들은 척 한다"며 시위에 나서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시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추진됐으며, 시카고 시위대는 출발점 인근 매트슨의 '연방 자동차 운수 안전국'(FMCSA) 앞에서 집회를 갖고 해산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수십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트럭 기사들은 노조로 결속돼 있었으나 노조 합병 추세와 함께 전국적으로 노조 가입자 수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전국적으로 35만 개에 달하는 트럭 운송업체 소유주들이 노조 설립을 금하면서 1974년 201만9천300명에 달한 미국화물노조(Teamsters) 소속 트럭 기사 수는 현재는 7만5천 명에 불과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노조 약화는 트럭 기사 임금과 근무 여건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트럭 기사 중간 임금(median wage)은 1980년대 이후 21%, 많게는 50% 이상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1977년 노조에 속한 트럭기사의 중간 연봉은 2018년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9만6천552달러(약 1억1천만 원). 현재는 4만2천480달러에 불과하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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