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목회칼럼] 하나님 나라를 준비시키시는 성령님

김요한 목사
순복음반석위에교회
yohankim73@gmail.com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갔는데 식탁 위에 정성스레 포장된 선물이 있었다. ‘나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가 있나?’ 고마운 마음에 모르는 척하고 평소 하지않던 집안 청소를 하고 기쁜 마음으로 남아있는 설거지를 끝냈다. 그런데 아무 이벤트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다음 날도, 그 다음날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참다못해 “언제 줄거야?” 물으니, “아, 그거~ 애들 학교 선생님 드릴건데. 다음주가 선생님 생신이시래.” 김칫국을 제대로 마셨다. 며칠 전에 마셨던 김칫국이 쓴맛이 되어 다시 올라온다.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이 있다. 상대방은 생각조차 없는데 먼저 지레 짐작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비웃는 말이다. 누구나 한번 쯤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은가?

떡과 김칫국은 환상의 궁합이다. 떡이나 고구마 같이 목이 메이는 음식을 먹을 때 시원한 김칫국과 함께 먹으면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시원한 느낌이 일품이다. 인공적으로 만든 탄산음료와는 차원이 다르다. 한국사람이라면 시원한 김칫국, 특히 한 겨울 살얼음이 동동 떠있는 시원한 동치미 국물의 맛을 안다.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시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때로는 시원한 김칫국이 쓰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지 않고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독일의 시인 괴테의 작품 속에 나오는 말이다. 인생의 김칫국을 마셔본 적이 있는가? 인생의 김칫국은 잘못 마시면 쓰다. 실컷 들이켰는데, 뒷맛이 영 개운치가 않다. 빈속에 김칫국만 계속 먹으면 처음엔 시원한 것처럼 느껴도 점점 속이 쓰려진다. 인생의 김칫국 맛을 알아야 비로소 인생의 깊이를 알게 되는 것 같다. 한두 번 김칫국의 쓴맛을 보다 보면, 다음 마실 때는 좀더 신중해 진다. 혹시 김칫국만 들이키고 마는 것은 아닌지, 혹은 마셨는데 쓴 맛만 나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러워 진다.



하나님 나라는 이미 우리 안에 임하신 나라다. “그러나 내가 만일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 내는 것이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눅 11:20),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 17:21)

완전한 하나님 나라는 주님 다시 오시는 그 날에 완성된다. 그러나 우리는 이 땅에 살면서 우리 안에 이미 임하신 하나님 나라를 먼저 경험할 수 있다. 우리 안에 역사하시는 성령님을 통해서다. 성령님은 세상에 그리스도를 나타내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맛볼 수 있게 해주신다. 예수님은 승천하시며 ‘또 다른 보혜사’를 보내주신다고 약속하셨다.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 임하신 성령님은 예수님의 약속이 이뤄졌음을 증거하신다. 성령님은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말씀들을 생각나게 하시고 기억나게 하신다. 우리로 하여금 장차 임하실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고 준비하게 하신다.

예수님은 천국을 가리켜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유하셨다(마 25장). 열 처녀 중 슬기로운 다섯 처녀는 등불에 기름을 채웠을 뿐만 아니라 여분의 기름도 준비했다. 신랑이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련한 다섯 처녀는 신랑과 함께 있을 달콤한 시간만 기대할 뿐 신랑이 더디올지도 모르는 시간은 준비하지 않았다. 신랑이 도착했을 때 열 처녀 모두 신랑을 맞으러 나갔지만, 미련한 다섯 처녀는 신랑과 함께 혼인잔치에 들어가지 못했다. 여분의 기름을 준비하지 않아서 등불을 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랑은 준비되지 않은 다섯 처녀를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예수님께서 이 비유를 말씀하신 목적은 깨어있음과 준비함이다.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시를 알지 못하느니라”(마 25:13). 열 처녀 모두 천국을 기대하는 김칫국을 마셨다. 다섯 처녀는 시원하고 맛있는 김칫국을 마셨지만, 미련한 다섯 처녀는 쓰디쓴 김칫국을 마셨다.

하나님의 나라가 언제 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반드시 임한다. 필연이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지만, 준비하는 자와 준비하지 않은 자로 나뉜다. 하나님 나라를 사모하는 사람은 믿음의 눈을 들어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준비해야 한다. 성령님은 우리로 하여금 늘 깨어 기도하게 하시고 끊임없이 천국에 들어갈 거룩한 준비를 하게 하신다. 그저 하나님 나라만 바라보며 김칫국만 들이키지 말고, 생명의 주와 함께 말씀의 떡고 먹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준비된 신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지금 마시는 김칫국의 끝맛이 시원해 질 수 있다. 물론 이땅에서 먼저 맛보는 하늘나라 김칫국도 시원하고 맛있다. 결단코 쓰지 않다. 지금 이 땅에서 먼저 누릴 수 있는 하나님 나라를 영원히 누릴 수 있도록 더욱 준비해야 할 시간이다. 주님 오실 때가 작년보다 1년 더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김요한 목사
순복음반석위에교회 담임목사
순복음세계선교회 북미총회 소속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