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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열 목사 목회칼럼: “합리성에 포로가 된 성도”

오늘날의 성도는 합리주의에 갇혀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교회는 1세대를 마무리하고 그 다음세대에게 리더쉽을 넘겨주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그 1세대 리더가 저에게 하는 하소연이 이렇습니다.

1세대 리더들은 교회를 위하여 시간과 재정을 우선적으로 사용하였고 그 결과 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세대에게는 1 세대 만큼의 헌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세대 리더들은 재정과 시간과 재능을 먼저 가족을 위하여 사용한 다음 남는 것으로 교회를 섬기려고 한다고 합니다.

오늘날의 성도는 합리적인 생각과 합리적인 헌신에 갇혀 있습니다.
합리주의는 자기가 세운 논리와 이치에 맞추어 살고자 하는 자세입니다. 합리주의는 개인의 사고방식과 능력과 헌신에 울타리를 만들어 버립니다. 그 울타리 안에 살 때 “잘 살았다” 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울타리를 벗어나게 되면 “어리석다” 라고 판단하게 만듭니다.



예를들어 100이라는 수입 중에 개인을 위하여 90을 사용하고 10은 교회를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 성경적이고 합리적인 신앙생활로 받아들인 성도가 있습니다. 그는 10 이상을 교회를 위하여 사용하지 않습니다. 교회가 때로는 건축을 해야 하고 특별한 봉사를 위하여 재정이 필요하다고 광고를 해도 그는 10 이상을 드릴 수 없습니다. 10이상을 드리는 것은 비합리적인 것이고 어리석은 짓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는 자기가 세운 논리와 이치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시간과 재정과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만약 이런 성도가 있다면 제가 판단하기에 그는 진정 신앙의 세계에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신앙은 자기가 세운 합리성의 울타리를 깨뜨리고 비합리성의 위험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합니다.

마리아가 1년치 봉급이 넘는 엄청난 액수의 향유를 예수님께 붓는 사건은 가장 비합리적인 낭비로 보입니다. 제자들이 비난한 것 같이 향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을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 더 나아 보입니다. 제자들은 합리적인 소비를 넘어 윤리적인 소비를 들먹였습니다. 이와같은 시각은 오늘날의 교회갱신을 외치는 분들의 주장과 일치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여인의 헌신을 합리성이나 윤리성의 잣대로 평가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마리아가 행한 비합리적이고 무모한 헌신이 예수님의 죽으심을 예비하는 위대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이 여인의 비합리적인 헌신을 복음이 전파되는 곳 마다 기념하라고 축복하셨습니다.

우리는 매우 합리적이고 엘리트 적이며 그럴듯한 헌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그 이면은 사실은 매우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죄를 짓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위하여 헌신을 한다고 하면서 자기의 스케줄에 남아있는 시간, 남는 물질로 섬기고자 합니다. 그리고 자기 힘에 겨워 헌신하는 사람들을 무식하고 어리석은 헌신이라고 질책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은 자기의 유익을 돌보지 않고 비합리적인 헌신을 하는 사람이 복된 사람이라고 하십니다. 이런 사람은 세상이 감당하지 못할 열성과 헌신으로 하나님을 사랑합니다. 합리적인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바보 같은 신앙생활이라는 질책을 듣지만 하나님을 향한 열성 때문에 사람들의 판단을 신경쓰지 않습니다.

세속적인 성도들은 합리성에 입각한 삶을 “지혜로운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성도는 합리성을 존중하되 합리성에 포로가 되지 않습니다.
진정한 성도는 그저 잔잔한 물가에서 노는 정도가 아니라 깊은 물가로 들어가려고 시도합니다. 깊은 물가로 들어가는 삶은 비합리적인 헌신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시간, 재정, 재능 그 어떤 영역에서 합리성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있는 한 우리는 영적으로 성장할 수 없고 하나님의 은총을 기대할 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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