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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어사 감사원 “재외공관, 기강 바로잡아라”

심재훈 기자 shim.jaehoon@koreadaily.com
심재훈 기자 shim.jaehoon@koreadaily.com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3/20 13:52

감사원,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 대사관·한국문화원 등에 징계·주의조치
공관장 휴가, 한국학교 예산, 한국국적자 보호 업무 조사
공사계약, 카드사용, 평통위원 추천 실태 감사

대한민국 감사원이 대사관과 한국문화원 등 재외공관에 기강을 바로잡고 규정과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라고 징계 및 주의조치를 내렸다.

감사원은 19일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72 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는 공관장 휴가 사용, 한국학교 예산집행, 공사계약, 회계처리, 대한민국 국민 수감자 보호, 사건사고 보고, 영사민원시스템 관리,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 후보자 추천 부적정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감사원은 실지감사에 들어가기 전 언론사 기사를 보며 자료를 수집했다. 국회 논의사항도 참고했다. 자료를 모은 감사원은 지난해 9월 감사인원 22명을 투입해 실지감사를 진행했다.

감사원은 먼저 전 세계 재외공관 예산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며 감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지난해 주미대사관 등 전 세계 재외공관 예산은 5억119만 달러로, 대한민국 외교부 총예산의 2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많은 대한민국 국민 혈세가 들어가고 있는 재외공관의 업무실태는 어떨까?

이번 감사에서는 총 15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확인됐다. 감사원이 주요 문제점으로 주목한 것은 크게 3가지다.

첫째, 인사분야다. 감사결과, 일부 재외공관장은 외교부장관의 허가도 받지 않고 무단으로 한국이나 제3국에 추가 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는 이에 대한 관리 감독에 소홀했다.

둘째, 예산집행 등 회계분야다. 한국학교 사업 예산을 편성 집행하면서 과다 산출한 사업비를 기초로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특혜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했고, 하자보증서 누락 등으로 회계질서를 어지럽혔다. 일부 대사관에서는 예산을 공관장만 많이 쓰고 공관원들은 적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관원들이 외교네트워크 구축비를 적게 써 현지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고 외교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고르게 갖지 못했다. 반면에 공관장은 전체 예산의 80~85%나 사용했다. 공관 직원들은 법인카드 사용이 가능한데도 개인카드와 현금을 사용해 투명한 회계관리가 어렵게 만들었다.

셋째, 대한민국 국적자 보호 업무와 사증 등 영사 분야 업무 실태다. 일부 총영사관은 주재국에 대한민국 국적자 수감자 명단을 요청하지 않았다. 구금 사실을 통보받고도 신원을 파악하지 않는 등 대한민국 국적자를 보호하는 업무에 소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감사원은 민주평통 자문위원 후보자 추천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평통 자문위원은 동포사회 각 분야에서 신망과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는 화합형 인사 등을 추천하되 부도덕한 사생활로 지역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사람 등은 추천에서 제외하고 위촉에서 배제하도록 돼 있다”며 “총영사관은 한인사회에 물의를 빚고 우리나라와 주재국 간에 외교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사람을 해외 자문위원 후보자로 추천해서는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총영사관은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자문위원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재외동포 AL씨는 국제결혼 알선업에 종사하면서 결혼증명서를 위조해 제출,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는 문제를 야기했다”며 “총영사관은 AL의 범죄 사실을 파악했는데도 AL을 민주평통 자문위원 후보자로 추천했고, 사무처는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명예영사 추천 부적정 사례도 적발했다. 명예영사는 주재할 지역에 5년 이상 거주하고 명예영사로서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이 추천받을 수 있다. 감사원은 “일부 대사관은 ‘횡령 및 돈세탁 혐의’로 기소된 AI씨를 검증 없이 명예영사로 추천했고, 외교부는 임명했다”며 “다른 대사관은 태권도 연합회장 AJ씨를 한인회를 통해 추천받았으나 활동이 태권도 분야에 국한돼있다는 사유로 명예영사로 추천하지 않았다. 명예영사 적임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지 않아 5년 9개월 이상 명예총영사를 임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재외공관이 일을 처리하면서 규정과 절차를 준수하고 있는지도 주의깊게 살폈다. 모 대사관은 보상받은 재해보험금을 규정에 따르지 않고 집행하다 적발됐다. 감사원은 “청사 내 낙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해 복구공사를 했고, 보험회사로부터 복구비용을 계좌로 입금 받았다”며 “그런데, 이 관서는 수령한 보험국을 국고에 납입하지 않았다. 외교부장관의 승인도 받지 않은 채 관서운영경비 계좌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가 보험금 수령액 전액을 별도의 지급결의서를 작성하지 않고서 3개 업체에 복구 공사 비용으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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