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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뉴욕 할렘에서 일궈낸 한국식 교육의 승리

[워싱턴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7/03/14 07:02

미국 언론들도 할렘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바람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한국교육, 할렘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다’, ‘성공한 할렘 학교, 한국 교육에서 단서를 찾다’. 미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문구이다. 폭력과 마약 등 각종 범죄의 소굴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 뉴욕시 맨해튼 동북쪽에 위치한 할렘(Harlem) 이다. 주민 대부분이 가난한 흑인노동자이며, 주거나 교육환경이 미국에서 가장 열악한 지역으로 유명하다. 주민들 대부분은 학업이나 진로에 별로 관심이 없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거주 지역 학생들에게 한국식 교육 프로그램으로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고 가치관과 인생관을 달리하게 만든 한국인 교사들이 있다. 데모크라시 프렙 공립학교에서 십 년 전 이 프로그램을 시작해 현재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총책임자가 된 이정진 선생과 그녀의 동료 교사인 이인수 물리 선생, 허영제, 강리아, 김영은 한국어 교사들이 주인공이다. 이 학교 창립자인 전 백악관 교육자문위원 세쓰 앤드류의 제안을 받고 참여한 이들은 언어 이상의 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 오래전에 사라진 어른에 대한 존경심을 가르치는 것도 한국인 교사들이 중점을 두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러한 가르침의 결과로 대학에 진학한 졸업생들은 시간이 나는 대로 한국어 선생들을 찾아와 고마움을 표한다.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한국무용과 태권도를 배우는 학생도 많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제 막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에 합류한 김영은 선생은 “이 지역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 해병대 4년 복무 기간보다 어렵다”고 토로한다. 한국에서 원어민 영어 선생을 했던 창립자 세쓰 앤드류는 한국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교육열에 감동을 받아 자신의 고향 할렘에 한국식 교육을 시도하고 싶었고 한국인 선생들의 도움으로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그는 ‘운명을 바꾸는 최고의 투자’는 공부라는 한국인들의 가치관을, 학생들은 물론이고 학부형들에게 심어 주려고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면 많은 언어 중에 왜 한국어를 택했는가? 이유는 한국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 것이 교육의 힘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프로그램은 할렘을 기점으로 해서 뉴욕 브롱크스, 뉴저지 캠든, 수도인 워싱턴 DC까지 19개 초·중·고교 연합체로 성장했다. 현재 이정진 선생 지휘로 16명의 한국인 교사들이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진력하고 있다. 한국어가 필수 과목으로 졸업을 위해 70점 이상 받아야 한다. 한국이 어느 곳에 있는지도 모르고 듣도 보도 못한 한국어와 한글을 배워나가는 것이 커다란 도전이지만 이 어려운 과정을 소화해 나가면서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다. 이를 통해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 전혀 바라보지도 못하던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삼게 되고, 이 꿈을 이루게 된 밑거름이 한국식 교육 프로그램 덕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사회의 편견에 맞서는 도전이기 때문에 더욱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범죄의 소굴 속에서 계속 살아가는 자녀가 아닌 더 나은 삶과 훌륭한 사회인 으로 장성해 나가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들의 성공은 한국식 교육의 기적이 아니라 한국어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이다. 십 년 이상 주위의 편견과 어려움을 이겨낸 자랑스러운 인간승리인 것이다.

김태원/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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