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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리 칼럼]협상 승부의 비결

엡스틴 엔 피어스 부동산

부동산 매매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주택의 디자인도 아니고, 뒷뜰의 크기도 아니고, 학군도 아니다. 돈에 연관된 부분들이 항상 셀러와 바이어를 가장 예민하게 만든다. 매매계약가격, 홈인스펙션 후에 수리해줘야 하는 부분, 낡은 가전제품 업그레이드에 대한 의뢰 등등. 자신이 살던 주택에 애틋한 정이 붙은 셀러는 절대로 제3자의 입장으로 관망하기가 쉽지 않고, 정은 아직 없고 경제적 가치로만 주택을 바라보는 바이어에게 연민을 돈으로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얼굴 붉히고 혈압 올라가는, 이 금전적 부분에 대한 협상은 에이전트들이 대리인 자격으로 진행해주는 것이다.

이들이 협상에 임하는 자세 또한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바라본다. 셀러는 자신의 주택이 다른 매물들 보다 더 좋은 이유를 개인적 입장에서 설명한다. 50만불에 구입한 주택을 10만불 업그레이드 했으니, 최소한 60만불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비록 똑같은 모델의 옆집이 52만불에 매물로 나와있어도 자신은 60만불을 고수한다. 바이어는 경제적 측면에서만 주택을 관망한다. 최근 같은 단지내의 같은 모델이 평균 52만불에 팔렸으니, 아무리 업그레드가 좋아도 53만불이상은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둘이 협상을 통해서 둘다 만족스런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돈이 관련되면 서로가 먼저 양보하기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본다.

아무리 경제학 박사가 현재의 주택시장 가격현황, 거시적 경제적 이득, 미시적 경제적 이득을 설명해도 쇠귀에 경읽기가 된다. 보수정권을 지지하는 부모에게 진보정치의 이득을 설명하는 딸이, 아무리 이론적으로 접근해도 부모의 경험적 판단을 바꿀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비결은 딱 하나만 존재한다. 미국에는 치킨게임이라고 한다. 두대의 자동차가 서로를 향해 돌진하다가 결국 피하는 자가 패배하는 것이다. 무모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논리적으로 충돌하면 사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패자가 되는 의외의 게임이다. 그러나 이 게임의 승리자를 무모한 사람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으로 이해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즉, 충돌해서 사망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아쉬울 것이 없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바이어가 꼭 그 주택을 구입하지 않아도 ‘아쉬울 것이 없다’면, 결국은 셀러가 먼저 양보를 할 것이다. 반면에 셀러가 오퍼를 많이 받아서 꼭 그 바이어가 아니어도 ‘아쉬울 것이 없다’면, 바이어가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 ‘아쉬울 것이 없다’가 실질적으로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으로 우리의 생활을 주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 하루동안 나의 결정에 이 ‘아쉬울 것이 없다’가 관여되는지 관찰하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문의: 703-678-1855, mlee.ep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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