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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나는 부자 할머니

보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남편과 보고 싶은 사람이 너무너무 많은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한 달 만에 선을 보고 일곱 달 만에 결혼을 해서 52년을 맞이한다. 신이 있을까, 하느님이 계실까 궁금해하던 여인은 생활철학이 없어진 지 그 옛날이다. 1965년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갈 때 비행기를 처음 타보고 1977년 미국으로 데려와준 남편은 나를 여섯 손자의 할머니로 보살펴주었다.

지난 9월 8일 손자 재현이가 대학 기숙사로 떠나던 날 "내가 벌써 할머니가 됐다니" 하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어제 집에 남은 재용이를 챙기러 남편은 아들 집에 머물렀다. 혼자서 집을 지키는 나는 왜 잠이 오지 않을까.

뉴욕에서 방 두 개, 욕실 하나 아파트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할 때 대학을 미국에서 졸업하고도 한 달에 1000달러의 월급을 받았다. 어제는 '방 두 개 목욕탕 두 개'였으나 지금은 '나 홀로' 호들갑을 떠는 이 할머니는 내일이면, 아니 내년이면 재용이와 외손자 자강이가 대학으로 갈 것이고 연달아 재민이와 자건이가 떠날 것이고 막내손자 재욱이가 대학생이 될 것이다.

이렇게 행복한 내일을 기다리는 오늘이 행복한 이 여인은 여필종부를 가르쳐주신 친정 아버님과 어머니가 너무나 보고 싶다. 오스틴(18), 브랜던(17), 앤드루(16), 제이슨(15), 브라이언(14), 타일러(13), 이렇게 틴에이저 손자를 다 가진 나는 부자 할머니다.




김옥분 / 하와이언 가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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