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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정리 업소 샤핑 요령, 폐업 세일···80~90% 할인 기다린다

가구·전자·의류등 잇따라 문닫아…속타는 업주들 눈물의 '떨이세일'

#1 지난 봄 20대 직장인 이주경씨는 발렌시아 샤핑몰에 있는 주류 가구점 봄베이에서 정가 199.99달러짜리 보석함을 49.99달러의 세일가격에 구입했다. 75%나 할인된 가격에 샀다는 뿌듯함도 잠시, 일주일 후에 다시 봄베이를 찾은 이씨. 똑같은 보석함을 20달러나 더 내려간 29.99달러에 세일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달쯤 후에 봄베이 매장은 문을 닫았다.

#2 지난 6월 풀러턴에 사는 30대 주부 박수영씨는 생활용품점 리넨스앤싱스의 클로즈아웃 세일 사인을 보고 매장을 찾았다. 최고 50% 세일을 내걸었지만 원하는 제품을 찜해두고 그냥 나왔다.

매장을 폐쇄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 이전에도 폐업 전의 한 업소에서 50% 세일에 혹해 제품을 구입했는데 막판에 90%까지 할인, 억울해했던 경험이 있다. 현재 50~75% 세일. 슬슬 움직여본다. 헌데 박씨와 같은 생각을 하는 소비자들이 주위에 은근히 많다. 경쟁이 치열하겠군. 그래도 세일가가 흡족해질 것을 기대하며 기다리는 일은 즐겁다.

#3 50대 후반 김미숙씨는 지난 봄 LA한인타운 세인트 제임스 한국도자기 매장에서 횡재했다. 세인트 제임스 접시를 2개에 0.99달러에 사다니. 15달러에 판매하던 접시와 그릇들이 0.99달러에 세일 중이었다.



폐업을 앞두고 90% 할인된 가격에 나온 식기들이 수두룩했다. 180달러하던 20피스 디너세트는 39.99달러, 4인용 양식기 풀세트는 12달러 등 본인의 것은 물론, 결혼한 딸, 결혼할 딸 몫까지 두둑히 챙겨줬다. 저렴한 가격에 식기를 싹 바꿔 지금까지도 기분이 산뜻하다. 딸들에게도 선물하며 생색을 제대로 냈다.

지난해 가을 대형 가구 체인 레비츠와 전자제품 판매 체인 샤퍼 이미지를 전후에 소매 체인들이 줄도산하고 있다.

가구점으로는 레비츠 외에도 호프만 쿠스 봄베이 도메인 등이 파산 또는 파산보호 신청을 하고 매장 폐쇄절차를 밟고 있다.

전자제품 판매 체인 가운데는 서킷시티가 70개 매장을 폐쇄했고 컴퓨터 판매 체인 컴프USA도 대대적으로 매장을 정리했다.

주택 관련 체인으로는 홈디포가 15개 리넨스앤싱스도 미전역 500개 매장 가운데 150개 폐쇄를 위해 현재 세일이 한창이다.

이외 소매 체인 풋라커(신발)가 140개 앤테일러(의류) 117개 제일스(보석)가 100개 매장을 폐쇄하고 있다.

폐업은 주류 업체 뿐만 아니다. 22년 된 세인트 제임스 한국도자기 15년 된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점 바우하우스가 이미 문을 닫았으며 의류점 GV2는 현재 폐업세일 중이다. 또 건강식품 및 용품점 자연과 사람 등이 폐업했다.

허리띠를 졸라멘 소비자들은 가구 전자 의류 등 급하지 않은 물건 구입을 망설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매출 감소로 고전하고 있다. 미전역에 걸쳐 경영난으로 허덕이고 있고 상당수는 구조조정 파산 매각에 따른 매장 정리나 폐업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눈치챈 소비자들은 10~30% 폐업 세일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더 파격적인 세일을 기다린다.

50% 세일에도 소비자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반값에 우루루 몰려들던 소비자들이 이제 꿈쩍조차 않는다.

신문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동향을 파악하고 공략할 매장을 찍어둔다. 이웃들과 정보를 교환해가며 서로 교대로 세일폭과 세일품목 등을 눈여겨 보고 있다가 막판이다 싶으면 바로 출동이다.

반면 업주들은 속이 탄다.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는 상황까지 왔다. 헌데 비즈니스를 팔 상황도 아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폐업이다.

폐업에는 재고 정리가 불가피. 이미 손해를 감수하고 원가 또는 원가 이하를 불렀는데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를 저버린다.

처음엔 30~50% 세일로 시작하지만 재고가 떨어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없다.

울며 겨자먹기로 50~70%를 불러보다가 결국엔 막판에 어쩔 수 없이 90% 세일 20~30% 추가 할인을 외칠 수 밖에 없다.

폐업 계획이 없는 업주들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안 그래도 고객들의 발길이 뜸해져 매상은 점점 떨어지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렌트비까지 오르는데 설상가상으로 옆 가게가 폐업이라도 할라치면 당분간은 장사를 포기해야 한다.

불경기다. 소비자들은 돈이 없으니 폐업세일을 기다리고 업주들은 돈이 없으니 폐업세일을 하며 소비자들을 기다린다.

관계자들은 "무조건 폐업세일만 기다리지 말라"며 "교환 환불 애프터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것"을 조언했다.

또 "세일폭에 현혹해 꼭 필요하지 않은 제품 구입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 소비자는 현명한 샤핑 업체들은 현명한 비즈니스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희 기자 jhl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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