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거의 없다

20일은 유엔 '세계 행복의 날'
함께 생각해보는 '행복의 길'

한대수·조동진

한대수·조동진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각 다르다." 레프 톨스토이가 쓴 '안나 카레니나'의 그 유명한 첫 문장이다. 가정을 사람으로 바꿔도 통하는 절대명제다. 맞다. 행복한 사람은 대부분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다. 그러나 불행한 사람은 이유가 다르다. 모레 20일은 유엔에서 정한 '세계 행복의 날'이다. 유엔은 2012년 6월 28일 총회에서 "행복은 인간의 목적"이라고 규정하고, 만장일치로 매년 3월 20일을 행복의 날로 제정했다. 행복…, 도대체 무엇인가. 불행이 무엇인지는 하나하나 다 끄집어낼 수 있다. 그런데 행복은 그렇지 않다. 딱히 '뭐다'라고 정의하기 어렵다. 분명한 건 정신과 마음에 있는 '무언가'다. 행복을 생각한다.

행복이 숫자와 관계 있나?

행복을 이야기할 때마다 숫자가 등장한다. 흔히 '행복지수'. 1등, 5등, 27등…,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라고 그렇게 외쳐도 어쩔 수 없나 보다. 행복지수 1위인 나라의 국민은 32위인 나라의 국민보다, 진짜 더 행복한가?

옛날 교과서에 실린 '가난한 날의 행복'- 실직한 남편을 집안에 두고, 굶고 출근하는 아내가 퇴근했을 때 밥상에는 밥 한 공기와 간장 한 종지, 그리고 남편의 쪽지 "왕후의 밥, 걸인의 찬, 이걸로 우선 시장기만 속여 두오." 못 먹고 못 가졌을 때도 행복했다고 추억하는 인생 선배들의 말은 거짓이란 말인가.



살면서 체험으로 알게 되는 것이 숫자의 힘이다. 월급 2만 달러 버는 사람이, 3000달러 버는 사람보다 일단은 행복하다. 재산이 17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가 있는 가정은 행복한 편이다. 더 많아봐야 행복과는 무관하다고 한다. 역시 연봉 6만 달러 정도면, 더 벌어도 행복은 정비례하지 않는다고 한다.

행복은 유전적 요인이 50%

행복을 느끼는 감정 수위의 절반 정도는 이미 태어날 때 결정된다. 진화심리학자들은 특정한 유전자가 행복감을 결정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더 행복해 보이는 이유의 50%는 유전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향성이 높고 신경성이 낮을수록 행복하다고 한다. 태어날 때부터 행복한 정도가 정해져 있다니 억울한 거 아닌가.

나머지 50% 중 10%는 소득, 교육수준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우리가 목을 매는 부분인데 겨우 10%밖에 안 된단다. 흔히 "돈이 많으면 행복할 거야" "대학 가면, 취직하면, 승진하면 행복하겠지" 하는 것들은 별거 아닌 셈이다. 생계에 필수적인 것들을 해결하고, 일정 문화수준을 유지할 정도가 되면 돈이 아무리 많아진다고 해서 행복감이 더 드는 것이 아니다. 한 번 돈맛을 본 사람들은 계속해서 돈을 추구하려 한다. 마약처럼 약기운이 떨어지면 "더!" "더!"를 외친다.

그렇다면, 나머지 40%를 좌우하는 건 무엇일까? 나의 행동, 자신과 타인을 생각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이 40%를 변화시키면 불과 몇십 초 만에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단다.

형제보다 자매가 더 행복

남자 형제보다 '자매'가 더 행복하고 낙관적인 삶을 산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남자 형제보다 여자 형제가 있는 사람들이 더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자매들은 자신의 감정을 더욱 솔직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 내에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여자 형제들은 개방적으로 의사소통 하고, 정확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빨리 사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이는 부모가 이혼을 했거나,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랐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남자 형제들은 부모의 이혼과 같은 심각한 문제들을 암묵적으로 묵인하고자 하는 성향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자형제들은 이러한 침묵을 깨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음으로써 서로에게 의지하며 상황을 헤쳐나가고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상 불행'한 사람의 특징

행복이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또 오래가지도 않아서인지 차라리 톨스토이 말대로 제 각각의 불행을 골똘히 생각하는 게 행복의 본질에 가까울 수도 있겠다 싶다. 어떤 이는 행복의 정의를 "불행하지 않은 짧은 순간"이라고도 한다. 기독교를 전도하시는 분들께 "천국에 가면 계속 행복해서 '멍하고' 있지 않냐"며 "심심해서 싫다"고 하는 이도 있다.

'항상 불행한 사람의 특징 4가지'. 행복하기도 어렵지만, 항상 불행하기도 어렵지 않겠나. 건강·의료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은 이렇다.

1. 끊임없이 본인을 입증하려 든다= 표면상 보기 좋은 결과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가장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외관상 그럴듯해 보이는 결과물을 내려고 한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삶을 보는 시각이 좁아질 수 있다. 당장 남들보다 좋은 차를 타야 한다는 생각처럼 '지금 당장'의 문제만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소한 일에 집착하다 보면 정작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은 잃어버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삶은 점진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여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모든 일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상대방이 가볍게 던진 말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조언이나 권유의 수준에서 말을 했는데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항상 자신이 옳다고 자기도취에 빠지거나 남의 피드백을 무시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상대의 말을 지나치게 의식해 상처를 받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의 평가와 반응에 휘둘리게 되면 건전한 정신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3.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항상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말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자신이 겪고 있는 힘든 일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으면 기분이 나아질 수 있다. 또 직접적으로 말할 수 없는 부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글로 풀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삶의 긍정적인 부분을 아예 무시하고, 끊임없이 부정적인 생각만 한다면 결국 왜곡된 시선을 갖게 된다.

4. 본인을 항상 피해자의 입장에 둔다= 항상 자신을 희생자라고 생각하는 것도 본인에게 독이 된다. 잘못은 다른 사람이 저지르고 나는 피해만 본다는 생각이다. 이는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내지 못하게 한다. 현실에 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트라우마가 생긴 사람일수록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지휘하지 못한다. 스스로를 불운하고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그러면 삶을 스스로 조율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결정은 '무의식'에 맡겨라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고민을 한다. 만일 그 결정이 잘못으로 판명되는 순간, 우리는 불행의 구렁텅이에 빠져든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사회과학에서도 입증된 행위다. 아주 오랫동안 고민해서 내린 결정과 잠시 고민하다가 딴생각을 한 뒤, 무의식적으로 내린 결정을 비교한 실험이 있다. 전자보다 후자의 경우 후회할 확률이 더 낮았다.

인간의 의식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상황을 파악해 최선의 행동을 결정하려 하지만 능력이 제한적이라 한 번에 적은 수의 사실과 수치만 처리할 수 있다. 일이 복잡해지면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황을 전체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지엽적인 것에만 몰두하게 된다. 따라서 오래 고민할수록 후회할 결정을 내리게 되고 불행을 맛본다.

대조적으로 무의식은 복잡한 결정을 처리하는데 훨씬 뛰어나다.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너무 깊이 생각하는 것은 즉흥적으로 선택하는 것만큼이나 나쁘다.

가장 좋은 방법은 결정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하고 나서, 의도적으로 의식을 딴 데로 돌리는 행위를 한 뒤 무의식에게 결정을 맡기는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생존과 번식에 도움되면 행복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보면, 행복은 동물의 본질적 욕구인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할 때 느껴지는 동기부여로 본다. 즉, 행복은 생존이라는 목적을 위한 도구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행복이란 감정은 생물체가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도록, 그에 대한 유인작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존에 도움이 되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거나, 잠을 많이 자서 체력을 보충하면 행복해지는 것이다.

특히 번식에 도움이 되는 낯선 이성과 친해지는 것은 큰 행복이 된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생존을 위해 뭉쳐 지내도록 진화해 왔다. 따라서 원만한 사회 활동을 할 때 가장 유효하며 지속적인 행복을 느낀다. 우리가 상대방에게 도움을 주거나 도움을 받을 때 행복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

대중가요속의 '행복론'

한대수 '행복의 나라로'

https://www.youtube.com/watch?v=7AgBcabdplM

장막을 걷어라 너의 좁은 눈으로 이 세상을 떠보자

창문을 열어라 춤추는 산들바람을 한번 더 느껴보자

가벼운 풀밭 위로 나를 걷게 해주세 봄과 새들의 소리 듣고 싶소

울고 웃고 싶소 내 마음을 만져주 나도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

접어드는 초저녁 누워 공상에 들어 생각에 도취했소

벽에 작은 창가로 흘러드는 산뜻한 노는 아이들 소리

아하 나는 살겠네 태양만 비친다면 밤과 하늘과 바람 안에서

비와 천둥의 소리 이겨 춤을 추겠네 나도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

고개숙인 그대여 눈을 떠봐요 귀도 또 기울여요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 느낄 수 없이 밤과 낮 구별없이

고개 들고서 오세 손에 손을 잡고서 청춘과 유혹의 뒷장 넘기며

광야는 넓어요 하늘은 또 푸러요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조동진 '행복한 사람'

https://www.youtube.com/watch?v=M1-IG2DI4js

울고 있나요 당신은 울고 있나요

아아~그러나 당신은 행복한 사람

아직도 남은 별 찾을 수 있는

그렇게 아름다운 두 눈이 있으니…

외로운가요 당신은 외로운가요

아아~ 그러나 당신은 행복한 사람

아직도 바람결 느낄 수 있는

그렇게 아름다운 그 마음 있으니…



아직도 남은 별 찾을 수 있는

그렇게 아름다운 두 눈이 있으니


김석하 논설위원 kim.sukha@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