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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 탄 버스냐, 행인 2명이냐…'트롤리 딜레마'

2년 뒤로 다가온 '로보 택시'
GM·우버 자율주행차 출시
위급 상황서 누굴 살리느냐
윤리적 문제 사회 합의 필요

지난달 30일 제너럴모터스(GM)가 캘리포니아주에서 투자자 설명회를 열었다. 댄 애먼 GM 사장은 "2019년 미국 내 몇몇 도시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로보 택시(robo-taxi)'를 출시해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로보 택시는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차량 공유 서비스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가 상용화하면 소유보다는 로보 택시를 통한 공유 형태가 보편화될 것으로 본다.

2019년은 자율주행차가 일상으로 들어오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도 이즈음부터 자율주행차를 서비스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미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볼보로부터 차량 2만4000대를 사들여 우버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할 계획을 짰다.



구글에서 분사한 자율주행차 개발 스타트업 웨이모는 지난달 운전석을 비운 도로 주행 시험을 통과했다.

도요타자동차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기점으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 최근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2021년 자율주행차가 영국 도로 위를 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포드는 2021년 자율주행차를 출시하고, 르노닛산은 2022년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이면 세계 곳곳에서 자율주행차가 운행될 전망이다. 애먼 사장은 "현재 속도로 기술 개발이 이뤄지면 2019년까지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다른 목소리도 만만찮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동차 회사 소속 자율주행 기술 전문가들은 개인 의견을 전제로, 모든 상황에서 운행 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무인자동차는 수십 년 후에나 실현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GM 자율주행차에 시범 탑승해 본 한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10점 만점에 5.5점 수준"이라며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차가 출시돼 공용 도로 위를 달리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기술적 완성도다.

현재 기술로는 눈.비가 세차게 내리거나 주위가 어두우면 자율주행차의 '눈' 역할을 하는 레이저 센서가 사물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한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이 캘리포니아주에 제출한 도로 주행 시험 자료에 따르면 눈.비 등 기상 여건이 자율주행 시스템 실패의 주요 요인"이라고 전했다.

물웅덩이와 싱크홀을 구분하지 못해 지나가야 할 때와 서야 할 때를 혼동하기도 한다.

고가도로 아래 그림자를 자율주행차가 대형 장애물로 오인해 급정거하기도 한다. 지도와 실제 위치가 다르거나 3차원(3D) 초정밀 지도로 표현되지 않은 곳, 공사 현장 및 우회도로, 신호 또는 통행 방식이 변경된 경우에도 자율주행차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이끄는 미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하게 다뤄지는 문제는 윤리적 딜레마다. USA투데이는 "사람이 운전할 때는 위험한 상황을 접하면 찰나의 순간에 판단하고 대처하지만 자율주행차는 사전에 프로그래밍한 알고리즘에 의해 행동이 결정된다"고 전했다. 자율주행차의 알고리즘은 위급한 상황에서 누구의 생명이 우선되는지를 사전에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윤리 문제와 직결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15명이 탑승한 스쿨버스와 충돌할 위기에 있다. 인도에는 행인이 2명 서 있다. 자율주행차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스쿨버스와 충돌할 것인가, 행인 쪽으로 방향을 틀 것인가, 길가 전신주를 들이받을 것인가.

윤리학에서 대표적인 실험으로 꼽히는 '트롤리(trolley) 딜레마'다. 포브스는 "이 같은 질문과 선택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자율주행차가 출시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구글의 초창기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서배스천 트런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차는 기본적으로 사고를 회피하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사고를 피할 수 없는 경우에는 더 작은 사고를 내는 쪽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작은 사고'에 어린이나 노약자가 포함돼 있다면 상황이 달라져야 하는가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트롤리(trolley) 딜레마

윤리학 분야의 대표적인 사고(思考) 실험. 통제를 잃은 카트가 5명이 묶여 있는 선로를 따라 돌진한다. 선로 전환기를 돌리면 카트가 궤적을 바꾸는데, 그곳에는 한 명이 묶여 있다. 원래 선로에 있는 5명을 죽이느냐, 선로를 전환해 한 명을 죽이느냐 중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이 윤리적 선택인가를 묻는다. 1900년대 초반부터 미국 대학에서 윤리 문제 강의에 사용됐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프로그램 설계의 윤리적 논의에 활용된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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