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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주식거래 앱 만들어 대박난 이민 2세들

'로빈후드' 창업 테네브·바트
스탠퍼드대 룸메이트 인연
5년 만에 자산 각 10억 달러

자고 일어나니 돈방석에 올라앉았다는 건 과장이다. 그럼에도 디지털 시대에 억만장자의 탄생에 걸리는 시간은 짧아졌다.

무료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 창업자인 블라디미르 테네브(31)와 바이주 바트(33)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들은 회사를 세운 지 5년 만인 올해 억만장자가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두 사람이 2013년에 세운 이 회사의 몸값은 최근 6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두 사람은 회사 지분의 3분의 1을 갖고 있다. 이 지분을 똑같이 나누면 이들의 자산은 10억 달러 정도다.

이민자의 자녀인 두 사람은 스탠퍼드대에서 룸메이트로 만났다.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둘은 뉴욕으로 가서 헤지펀드와 은행에서 쓰는 고빈도 매매거래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계획이었다.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세계금융위기의 여파가 이어지던 당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시위가 인생의 항로를 바꿨다. 금융 자본의 탐욕에 분노하는 일반인의 모습을 목격한 뒤 무료 증권거래 앱을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테네브는 한 인터뷰에서 "금융 산업은 순자산과 관계없이 모든 이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모든 미국인이 금융 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료 주식 거래는 시장의 질서를 뒤흔드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기존 증권사는 주식 거래에 건당 7~10달러 정도의 수수료를 받는다. 현금 잔고도 500달러~1만 달러가량을 요구한다. 반면 로빈후드 고객은 계좌 등록 시 돈을 받지 않는다. 미국에 상장된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사고 팔 때 거래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블룸버그가 이들을 '시장의 방해꾼'으로 부르는 이유다. '월가의 민주화'를 이끌겠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출발은 순조롭지 않았다. 투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투자를 받을 때까지 75번이나 퇴짜를 맞았다"고 전했다.

시작은 힘들었지만 서비스를 내놓은 뒤에는 순풍에 돛을 단 듯 순조로웠다. 대박이 났다. 2014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하고 한 달 만에 대기고객 10만 명을 확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무료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재 이용자는 400만 명을 넘어섰다. 로빈후드에서 거래되는 종목이 1만 개를 넘고 주식 거래액만 1500억 달러에 이른다.

로빈후드 측은 "무료 주식거래 앱 출시 이후 최근까지 사용자들이 절약한 주식 거래 수수료만 10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들의 돌풍에 미국의 주요 증권사들이 주식거래 수수료를 35% 이상 낮췄다.

문제는 취약한 수익구조다. 이용자수는 급증하지만 수수료 수입이 없는 데다 확실한 수익 모델을 만들지 못해 돈을 버는 게 쉽지 않다.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유료 회원에 한해 개장 전.후의 시간 외 거래와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 서비스를 도입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가입자가 얼마나 늘어날지 미지수다.

수수료를 받는 미국 외 주식 거래(건당 수수료 50달러)와 유로본드 캐나다 증권 거래(건당 35달러 수수료 부과) 등도 아직은 수익 증대에 기여하지 못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로빈후드의 인기에도 무료 주식거래라는 사업 모델이 지속가능한 지에 대한 의문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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