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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맞은 뮤지컬 '그리스'를 다시 감상하다

존 트라볼타, 올리비아 뉴튼 존 주연
역대 최대 흥행 기록의 대작 뮤지컬
할리우드보울 상영…싱어롱 행사도

Grease (그리스)
감독 : 랜달 클레이저
출연: 존 트라볼타, 올리비아 뉴튼 존
일시: 6월 30일 오후 7시 30분
상영 및 공연: 할리우드 볼
등급: PG-13


'그리스'라는 단어는 머리에 바르는 기름을 의미한다. 예전에 한국에서는 '구리스'로 불렀던 기억이 있다.

기름을 발라 뒤로 넘기고 가죽자켓을 즐겨 입었던 50년대 노동자 계층 사이에서 유행했던 패션스타일이다. 자동차에 관심을 가진 10대 청소년들에게는 당시 자동차 정비사들의 이런 패션 모드가 선망의 대상이었나 보다.

반면 여학생들에게는 로커빌리(rockabilly) 스타일이 최고의 패션이었다. 지금은 지난 시대의 향수가 돼버렸지만, 미국의 전후 황금기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인식될 정도로 당시 이 패션은 그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토요일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존 트라볼타와 당대 최고의 미녀 팝스타 올리비아 뉴튼 존의 대표작 '그리스'가 요즘 영화가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70년대의 팝컬처의 대표작으로 각광을 받았던 이 영화가 세상에 알려진 지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때를 같이해 제작사 파라마운트는 '그리스 40주년 기념 복원판' 판매에 들어갔다. 작가와의 인터뷰, 오리지널 극장판에 포함되지 않았던 장면들이 추가로 소개되고 있다.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 방식의 6트랙으로 음질을 개선했고 화질 역시 4K Ultra HD 와 블루레이로 리매스터했다.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이라는 불멸의 청춘 스타를 탄생시켰던 그리스는 70년대 말 전세계의 10대를 사로잡은 뮤지컬 영화의 표본으로 알려져 있다. 기성세대들에게는 추억의 영화이지만 아직 영화를 접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도 볼만한 가치를 충분히 지닌 영화임에 틀림없다.

영화 그리스는 1972년에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동명의 뮤지컬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1978년 일반에 개봉된 그리스는 이제까지 제작사 파라마운트에 4억달러의 수입을 안겼다. 'Saturday Night Fever'에 이은 앨범 최다 판매기록 2위, 조스(Jaws)에 이은 개봉 첫주 흥행 2위, 사운드 오브 뮤직의 기록을 깬 뮤지컬 영화 흥행 1위 기록 등 온갖 흥행기록을 자랑하고 있다.

1979년 아카데미 음악상 노미네이트,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음악상 노미네이트 등의 기록을 남겼다. 그리스는 그간 많은 평론가들에 의해 '꼭 봐야 할 영화 100편'에 이름을 올려온 클래식이다. 뮤지컬 영화로서는 단연 최상위권에 선정되곤 했다.

그리스가 이처럼 아직도 히트작의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는, 로맨스 영화의 불변의 주제인 굿걸(good girl) 배드보이(bad boy)의 클래식한 리브스토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남녀의 불타는 사랑만큼 영화적인 주제는 없다. 그리스는 또한 50년대 말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늘도 미국 청소년들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자동차에 관한 지나친 관심, 불량서클간의 경쟁과 패싸움, 졸업무도회, 첫키스의 경험, 임신 등을 소재로 다루고 있는 것도 흥행 이유 중의 하나일 게다.

40년 전의 영화임에도 뮤지컬의 구성과 출연진의 연기와 춤, 노래가 전혀 지난 시대의 촌스러운 스타일로 느껴지지 않는다. 청춘스타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 존의 풋풋한 젊은 시절 모습은 지금 다시 보아도 역시 '최고의 뮤지컬 콤비'라 칭할 만 하다.

시대는 1950년대말. 캘리포니아의 한 고등학교. 대니 주코(Danny Zuko, 존 트라볼타 분)와 샌디 올슨(Sandy Olsen, 올리비아 뉴튼 존 분)은 여름 방학 기간 중 해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지만 바캉스가 끝나면서 기약 없는 작별을 한다. 대니는 친구들에게 방학 중 해변에서 만났던 귀여운 여자에 대해 자랑한다.

그런데 호주에 살던 샌디가 부모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사를 오고 우연히도 대니의 학교로 전학을 하게 된다. 샌디 역시 새로 사귄 친구들에게 방학 중 만났던 멋진 남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둘의 뜻밖의 재회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불량서클 티버즈(T Birds)의 리더인 대니는 샌디에게 향하는 마음을 솔직히 드러내지 못한다. 자신의 타프가이 이미지가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되고 싶지 않은 이유이다.

샌디는 이런 대니의 모습에 당황하고 속상해 한다. 대니의 마음을 알턱이 없는 샌디는 스포츠에 재능이 뛰어나 여학생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톰과 가까워진다.

대니는 용서를 빌고 가까스로 샌디의 마음을 되돌려 놓는다.

그리고 둘은 한 조를 이루어 학교 최대의 행사인 댄스 경연대회에 출전, 결승전까지 진출하지만 티버즈의 라이벌인 스코피언스의 리더인 차차의 방해로 우승을 놓친다. 화가 난 샌디에게 대니는 반지를 빼주며 샌디의 마음을 바꾸지만 이 자리에서 샌디의 몸을 강요하는 바람에 샌디는 더 토라져 버린다.

드디어 티버즈와 숙적인 스콜피온스 간에 카레이스 날이 다가왔다. '선더로드 경주'라는 이름의 이 레이스에서 차차는 비겁한 수단으로 대니를 골탕을 먹이지만 숨가쁜 경주의 승리는 결국 데니에게 돌아간다.

가슴 조이며 레이스를 지켜보던 샌디는 대니의 품에 안긴다. 이윽고 졸업식이 왔다. 졸업 파티가 성대하게 벌어지고 정장을 하고 머리에다 그리스를 발라 의젓해진 대니와 샌디는 빨간 승용차를 타고 다정하게 교문을 나선다. 축하무드가 절정을 이루며 이들의 뒤를 친구들이 따라간다.

영화가 만들어낸 최고의 커플 중 하나인 데니와 샌디를 연기한 두 배우의 젊은 모습을 바라보며 그리스를 다시 감상하는 일은 유쾌한 일이다. 트라볼타는 현재 60대 중반에 들어섰고 1992년 유방암 투병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래 환경운동가, 동물애호가로 활약해온 뉴튼 존은 곧 70을 바라보고 있다.

타이틀곡 'Grease'는 원작 뮤지컬에는 없는 노래이다. 비지스의 배리 깁이 영화를 위해 작곡하였고 프랭크 밸리가 불러 빌보드 1위에 올랐다. 영화의 배경인 50~60년대의 록큰롤이 아닌, 그 시대에 존재하지 않던 디스코풍으로 연주되어 개봉시에는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600만 달러의 제작비가 소요됐고 1978년 당시 미국에서만1억 6000만 흥행을 기록했다.

현재까지의 총 수입은 4억에 가깝다. 1982년에 속편인 '그리스2'가 나왔지만 흥행은 완전한 실패였다. 전편의 두 주역 배우가 다시 출연하지 않은 것이 최대의 원인이었다. 무명의 여배우 미셸 파이퍼가 주인공 스테파니역을 맡아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시작했다는 것을 제외하곤 관심 밖의 영화가 되버렸다.

한편 할리우드보울에서는 오는 6월30일 7시30분 40주년 '그리스 싱어롱' 공연과 함께 리매스터된 영화 '그리스'를 상영한다.

상영에 앞서 그리스의 캐릭터 중 한명인 프렌치를 연기했던 디디콘이 진행하는 프리 쇼에는 샤샤나(Sha Na Na)의 공연이 있다. 60년대의 대표적인 로큰롤 그룹으로 영화 그리스에서도 '쟈니 카시노와 갬블러스'라는 이름의 밴드로 출연했던 이들은 자신들이 불러 히트시켰던 그리스의 삽입곡들을 이날 다시 부른다. 방학 기간을 이용, 가족들이 함께 즐길만한 이벤트로서 최고의 아이템이라 생각된다. 할리우드보울 공연은 표가 매진되기 전 미리 예약을 해두어야 한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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