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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아동기·청소년기의 불안장애

[LA중앙일보] 발행 2018/07/25 건강 24면 기사입력 2018/07/24 18:36

60대 여성이 30대 중반의 딸을 데리고 클리닉을 찾았다. 딸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 같다며 상담을 요청했다. 어머니는 딸이 어려서부터 낯을 심하게 가리고 내성적이며 숫기가 없고 겁은 많고 수줍음도 많았다고 했다. 학교에 들어간 뒤 아이가 너무 조용하다고, 수업시간에 질문이나 발표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교사가 알려왔다. 크면 괜찮아지겠지 했다. 중학교에 가서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사춘기여서 그러려니, 사춘기가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했다. 대학에 가서도 좀처럼 친구들을 만나지도, 연애를 하지도 않고 MT며 축제 같은 활동이나 행사에도 도통 참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다 컸으니 알아서 하겠지 했다. 그러다 미국에 왔다.

아이는 점점 더 조용해졌고 말수는 점점 더 줄었다. 환경이 바뀌고 언어도 바뀌어서 그런가 보다 했다. 적응하면 나아지겠지 했다. 하지만 딸아이는 나아지지 않았다. 직장도 오래 다니지 못하고 사회생활도 힘들어했다. 사람도 만나지 않고 집에만 있다. 어머니는 딸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했다. 진단 결과, 딸은 사회불안장애와 우울장애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 유심히 볼 걸, 진작 상담을 받아볼 걸, 이라며 후회했다. 공부도 잘하고 성적도 좋아 기대가 컸는데, 속 썩이는 일이 없어 잘 큰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됐다며 가슴 아파했다. 딸은 불안하고 두렵고 무섭다고 했다. 그저 도망가고만 싶다고 했다. 말할 수 없어서 외로웠다고 했다. 남들과 어울리지 못해 소외되고 남들처럼 행복하지 못해 우울하고 절망스럽다고 했다.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는 성인만 겪는 정신질환이 아니다. 오히려 아동기, 청소년기에 많이 나타난다.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 따르면 사회불안장애가 발병하는 중간 연령은 13세(미국 기준)다. 사회불안장애 환자의 75%는 8세에서 15세 사이에 증상이 나타난다. 빠르면 3, 4세에 증상이 시작되기도 한다. 이런 이른 발병을 선천적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그 발병의 시기로 보자면 성인이 돼 사회불안장애가 발병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다. 위의 사례(실제는 한 환자를 상담한 내용이 아니라 사회불안장애 이해를 돕기 위해 증상 유형 및 여러 상담 사례를 묶어 정리했다)처럼 선천적인 요인도 작용하지만 집단 따돌림을 당한다거나 결혼, 이혼, 이민 등 인생에 큰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하게 창피나 수치심, 망신, 굴욕을 경험하는 등 후천적인 영향으로 증상이 생겨 점점 심해지기도 한다.

사회불안장애는 '침묵의 장애'라고도 한다. 대부분 사회불안장애 증상이 시작되고 진단을 받기까지 수년이 걸린다.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와 사회불안장애가 있는 아이를 구별해줘야 한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는 시간이 걸리지만 사회적 상황을 피하지 않고 언젠가는 수행해낸다. 수줍음이 많은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린다. 사회적 상황을 수행하는 시기 및 정도, 관계를 맺는 정도가 다를 뿐이다. 반대로 사회불안장애가 있는 아이는 사회적 상황에서 매우 당황한다.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고 피한다. 따라서 그 차이를 인지하고 아이가 사회적 관계, 상황, 수행을 회피한다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회불안장애는 우울증이나 약물 남용 및 중독 유발할 수 있고 심하게는 평생 정신장애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녀가 사회불안장애가 있는지 가능한 빨리 파악하고 사회불안장애 증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줘야 한다. 사회불안장애는 우울증이나 약물 남용 및 중독을 유발하고 심하게는 평생 정신장애에 이르는 시작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다행히 사회불안장애는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많다. 예후도 좋기 때문에 상담과 치료를 받으면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러면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고 가족과 지인의 관심과 지원도 중요하다.

▶문의: (213)23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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