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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그리스도인이 추구하는 구원

그리스도인이 추구하는 구원은 어떤 것인가?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임과 함께 한 백 년 사는 것인가. 아무런 고통 없이 등 따습고 배부르게 지내는 것인가. 일종의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것이라면, 그런 것쯤 개 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살 때 주어지는 것 아닌가. 굳이 계명생활을 할 필요가 있을까?

그리스도인이 추구하는 구원은 그런 게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의 구원은, 서로 너무 사랑하셔서 하나가 된 하느님, 뚜렷이 구별되지만 나뉨 없이 한 분이신 삼위일체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사랑하기 위해선 대상이 있어야 한다. 그 누구도 자기 혼자서 사랑할 순 없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삼위일체로 존재하시며 사랑의 원천으로서 그 사랑을 나누고 싶어하셨다. 그 결과가 창조다. 사랑의 특성상 하느님은 당신의 사랑 안으로 세상 만물을 끌어들이시는데, 그 부름에 대한 응답으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하나 됨이 곧 구원이다.

그런데 세상 만물을 창조하실 때 사람에게는 다른 존재자와 다른 특별함이 있었다. 하느님께서 사람을 만드실 땐 당신의 숨결을 불어넣어 주셨다. 말씀만 하셔도 될 텐데, 굳이 당신의 숨결을 불어넣어 주신 것은 당신과 인격적인 교류를 원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창조주와 피조물 사이에 인격적인 교류가 가능할까? 남자와 여자 사이에 대화가 잘 되는가? 같은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어도 남녀가 사용하는 말이 달라 대화가 잘 안 된다. 같은 사람끼리도 대화가 잘 안 되는데, 창조주와 피조물이 대화가 되겠는가? 하물며 신격을 지닌 존재와 인격을 지닌 존재가 서로 사랑할 수 있겠는가?

불가능한 일이 예수님으로 인해 가능해졌다. 예수님은 사람이 되어 오신 하느님으로서 신격과 인격을 동시에 지니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분이 지닌 인성으로 사람과의 교류가 가능하고, 그분이 지닌 신성으로 하느님 아버지와 하나 됨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것이 사람에 대한 하느님 아버지의 놀라운 섭리다. 그래서 그리도인들은 모든 기도를 "그리스도를 통하여" 한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한 명의 인격이 신격을 만나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하나 되어 하느님의 특성인 영원한 생명을 누리는 것,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의 구원이다.



사람으로서는 한 번도 꿈꿔보지 못했던 창조주가 누리는 영광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희생할 수 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새로운 계명을 실천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들이 된다는 것은, 윤리적인 선택이나 고결한 생각의 결과가 아니다. 교황 베네딕도 16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리스도인들이 된다는 것은, 내 삶의 결정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한 사람 한 사건을 만나는 것이다."

내 삶에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그분께서 사셨던 것처럼 따라 사는 것이다.

park.pio@gmail.com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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