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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백이 사랑한 물과 꽃의 도시…중국 양저우

620마일 대운하의 교차로
최치원기념관도 꼭 들러야

 중국인들이 한나라 황후 조비연에 비유하곤 하는 수서호에 봄이 한창이다. 길이 24미터와 기둥 24개 등 모두 24절기를 상징하는 오정교와 백탑이 한 눈에 들어온다.

중국인들이 한나라 황후 조비연에 비유하곤 하는 수서호에 봄이 한창이다. 길이 24미터와 기둥 24개 등 모두 24절기를 상징하는 오정교와 백탑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양저우는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길이 620마일 길이 대운하의 교차로에 자리한 물의 도시다.

양저우는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길이 620마일 길이 대운하의 교차로에 자리한 물의 도시다.

옛날 주택가를 관광지로 변모시킨 동관지에의 모습.

옛날 주택가를 관광지로 변모시킨 동관지에의 모습.

'야래풍우성, 화락지다소', 밤에 비바람 소리 들렸으니 꽃잎이 다소 떨어졌음을 알겠네.

지난주 '블로섬 트레일'(Blossom Trail)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중부의 프레즈노를 지나던 길이었다. 한 달째 이 지방을 유린하던 꽃샘 비바람에 하얀 아몬드와 분홍 복숭아꽃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당나라 시인 맹호연의 글귀처럼 말이다. 봄이면 꼭 가봐야 할 곳, 중국 장쑤성 양저우로 간다. 시선(詩仙)으로 불리는 당나라 시인 이백(이태백)도 '연화삼월하양주', 아지랑이 피어나고 꽃피는 삼월이면 양저우로 내려간다고 읊었다.

남쪽으로는 장강(양쯔강)이 흐르고, 서쪽으로는 난징과 붙어 있다. 당나라 때는 물길을 통해 수도 장안에 강남의 물건을 가져다주는 수륙교통의 요충지였다. 양저우는 삼국시대, 오나라 손책· 손권이 다스리던 땅이었으며, 수·당·청의 문화유적이 곳곳에 널려 있다. 양저우는 우리나라로 말하면 경주와 같은 유적도시다.

양저우는 우리 역사하고도 아주 각별한 도시다. 열두 살 나이로 당나라에 유학 간 최치원이 874년 과거에 급제해 관리를 지낸 곳이며, 저 유명한 '토황소격문'을 지어 황소의 난 진압에 공을 세우고 이름을 떨친 고장이다.



최치원은 생전에 고국인 신라보다 중국에서 더 실력을 인정받았고, 사후에도 오히려 중국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고 할 만하다. 양저우시는 2007년 중국 외교부의 비준을 받아 당성 유적지 안에 최치원기념관을 개관했다. 당성 유적지는 수나라 두 번째 황제 양제의 행궁과 당나라 회남절도사 관아가 있던 곳으로, 당나라 고성이 드물게 잘 보존된 곳으로 꼽힌다. 최치원이 회남절도사 고변의 종사관으로 약 5년간 근무한 바로 그 자리다.

수양제는 북쪽 베이징과 남쪽 항저우를 잇는 620마일(1000km)가 넘는 대운하를 팠다. 양저우는 그 대운하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물의 도시다. 양저우 제일 명승지 수서호도 양제가 만든 2.6마일(4.3km)길이의 소운하였다. 수양제는 이곳을 수상정원삼아 노닐었다. 이백이 꽃놀이, 뱃놀이 하기 좋다고 노래한 그곳이다. 봄축제가 열리는 4월과 운하축제가 열리는 9월이면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든다.

배를 타고 수로를 따라가다 보면, 정자 5개를 얹고 있는 '오정교'라는 다리를 지난다. 양저우를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24교' 역시 수 양제가 세운 명물로, 길이 24m와 기둥 24개 모두 24절기를 상징한다. 수 양제는 이 다리에서 미녀 24명과 함께 야경을 즐겼다고 전해진다. 수서호는 원래 양저우 서쪽에 자리해서 서호라 불렸는데, 항저우 서호(西湖)보다 작다는 의미로 수서호라 불리기 시작했다. 예부터 중국인이 서호를 몸매가 풍만한 당나라 미인 양귀비에, 수서호를 손바닥 위에서 춤출 수 있을 만큼 가냘펐다는 한나라 황후 조비연에 비유한 까닭이다.

청나라 건륭제가 양저우에 방문했을 때 베이징의 베이하이(北海)와 같은 백탑이 없다며 아쉬워하자, 염상들이 10만냥의 은화를 들여 베이하이의 설계도를 입수해 백색 소금 포대로 그날 밤 탑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백탑(白塔)도 수서호에서 구경할 수 있다.

양저우의 정원문화를 대표하는 하원(何園)과 개원(個園) 두 정원도 대표적인 볼거리다. 개원은 남쪽 입구의 봄 풍경을 시작으로 각종 기암괴석으로 사계절을 연출하며, 건축물은 미로 같은 통로로 이어진다. 하원은 중국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융합된 형태의 정원이다. 약 1마일(1.5㎞)에 달하는 입체식 회랑은 중국에서도 '천하 제일 복도'로, 수심정(水心亭)은 '천하 제일 누각'으로 일컬어진다.

옛 관리들의 주택가를 관광지로 꾸민 '동관지에'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동관지에는 예로부터 양저우에서도 교통ㆍ상업 등의 중심지였으며 지금도 식당, 다양한 수공예 공방 등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즐겨 먹는 볶음밥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이 볶음밥이 유래한 곳도 바로 이곳이다.

사진=바이두 닷컴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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