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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에 반대하면 죽음?…의문사한 정적들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리스
"정적은 왜 다 죽음을 맞는가"
푸틴과 인터뷰서 돌직구 질문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윌리스가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ㆍ러 정상회담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하면서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돌직구’를 날렸다. 압권은 “러시아에선 왜 블라디미르 푸틴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죽음으로 끝을 맺느냐”는 것이었다.

월리스는 지난 3월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독살 미수 사건, 2015년 모스크바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유력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등을 언급하며 푸틴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반격도 만만치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비난에 ‘가짜뉴스’라는 틀을 씌워 역공을 펼친다면 푸틴 대통령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증거를 내놓으라”며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나오기 전까진 근거없는 주장으로 일축하며 아랑곳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푸틴 대통령은 암살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과 흑인 인권운동 목사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를 거론하며 "우리 모두 고유의 국내 문제들을 갖고 있다"고 받아쳤고 스크리팔 사건에 대해선 "최소한 그에 관한 문서나 증거를 받아봤으면 좋겠지만 아무도 우리에게 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밀공작으로 악명 높았던 옛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인 푸틴 대통령이 정적들을 살해했다는 증거를 남겼을 리 없지만 서방 정부와 언론들은 각종 정황과 간접 조사결과 등을 종합하면 푸틴이 정적들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있다. 푸틴 정적들의 대표적인 의문사를 정리했다.

▶보리스 넴초프(2015년 사망)

의문사한 정적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은 보리스 넴초프 전 러시아 부총리다. 푸틴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초대 대통령 보리스 옐친에 의해 발탁돼 '옐친의 후계자'로 꼽히며 1997년 제1부총리에 올랐고, 옐친 사임 후 열린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유력 주자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푸틴이 권좌에 오른 뒤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을 비판하면서 야권의 반정부 운동을 이끌다 2015년 2월 모스크바 크렘린궁이 보이는 다리 위에서 차를 탄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과 전쟁범죄를 폭로하는 보고서를 작성 중이었으며, 하루 뒤에는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예정돼 있었다.

체체공화국 보안군 출신 5명이 검거돼 징역형을 받았지만 유가족과 야권에선 푸틴에게 충성하는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대통령이 살해를 지시한 것이라며 암살 배후로 푸틴 대통령을 지목했다.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2006년 사망)

푸틴과 같은 KGB 요원 출신인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2000년 영국으로 망명해 푸틴 정권의 음모를 폭로하는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는 1999년 푸틴이 집권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던 체첸 반군들에 의한 아파트 폭탄 테러사건이 실은 푸틴이 집권하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연방보안국 FSB(KGB의 후신)의 자작극이라고 폭로하고 푸틴 집권 이후 KGB 출신들로 구성된 정 권 실세들이 마피아를 구성, 반대파들을 압살하고 권력을 이용해 부정부패를 일삼고 있다고 고발했다.

리트비넨코는 푸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러시아 정보기관원들과 자주 접촉했는데 2006년 11월 런던 시내 호텔 바에서 요원 2명과 만나 홍차를 마시고 돌아온 후 쓰러져 약 3주 후 숨졌다.

그의 체내에선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 '폴로늄-210'이 다량 발견됐다. 리트비넨코의 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2014년 영국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됐다. 조사위는 "리트비넨코의 독살은 러시아 정부 소행이며, 푸틴 대통령이 독살 계획을 최종 승인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트비넨코는 죽기 전 유언에서 푸틴을 지목해 저주를 퍼부었다. "당신은 사람을 이렇게 만듦으로써 당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말처럼 당신이 야만적이고 잔인한 자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당신은 사람의 목숨과 자유, 그리고 어떤 문명세계의 가치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미스터 푸틴, 당신은 한 사람을 침묵시켰을지 모르나, 전 세계에서 들려오는 항의의 울부짖음이 평생 당신의 두 귓속을 파고들 것이다."

▶안나 폴리트콥스카야(2006년 사망)

러시아의 대표적인 비판 언론 노바야 가제트의 탐사보도 전문기자였던 안나 폴리트콥스카야가 2006년 10월 모스크바의 자신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머리에 총을 맞아 숨졌다. 폴리트콥스카야는 체첸 내전에서 벌인 러시아군의 전쟁범죄를 고발하는 기사를 썼고 푸틴 정권의 등장과 관련한 아파트 폭탄 테러사건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 사건을 저지른 5명을 검거해 재판에 넘겼지만 암살을 지시한 인물이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서방 언론들은 크렘린궁이 암살의 배후에 있으며 수사당국이 이 사실을 은폐했다는 보도를 내놨다.

폴리트콥스카야에 앞서 2003년 같은 신문의 탐사보도 기자로 아파트 폭탄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쳤던 유리 슈체코치킨이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쓰러진 뒤 16일 만에 사망했고 2009년에는 체첸 실종자 가족을 돕던 인권변호사 스타니슬라프 마르켈로프가 노바야 가제타의 다른 프리랜서 기자 아나스타샤 바부로바와 함께 총격을 받아 사망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유센코프(2003년 사망)

자유러시아당을 이끌며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 온 세르게이 유센코프는 2003년 4월 모스크바 교외 자택 근처에서 가슴에 여러 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권위주의 통치를 비판했고 체첸과의 전쟁에도 반대했었다. 특히 연방보안국이 아파트 테러 사건과 관련이 있다며 의회 차원에서 조사를 촉구했다.

유센코프는 1990년대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러시아의 실세로 군림하면서 '푸틴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했으나 정권을 잡은 푸틴에게 거의 모든 자산을 넘기고 영국으로 망명한 뒤 사망한 신흥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와도 가까운 인물이었다. 베레조프스키는 2013년 런던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는데 타살의 증거는 없었으나 러시아 정부가 암살한 뒤 자살로 위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독살당한 리트비넨코는 자신이 베레조프스키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았다고 폭로했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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