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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도산의 꿈, 거짓말 없는 세상

세상이 매우 시끄럽고 어지럽다. 이렇게 어지럽고 시끄러운 가장 큰 까닭은 거짓말과 가짜 탓이다. 도산 선생의 가르침이 자꾸 떠오른다.

우리의 큰 스승 도산 선생께서 남기신 많은 교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사랑이다. 나라를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가르침.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게 새길 교훈은 ‘거짓말 없는 세상’과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세상’을 바라는 간절한 말씀일 것이다.

도산 선생께서는 이렇게 이르시고, 몸소 행하셨다.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 농담으로라도 거짓을 말아라. 꿈에라도 성실을 잃었거든 통회하라. 아아, 거짓이여, 너는 내 나라를 죽인 원수로구나. 나는 평생에 죽어도 거짓말을 하지 아니하리라.”

그 말씀이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만이라도 실천되는 세상이었으면 정말 좋겠다.

온통 거짓말로 얼룩진 세상이다. 시끌벅적 난리를 피우는 논쟁들을 살펴보면 한 쪽은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잡아먹을 듯 험상궂은 싸움판도 한 쪽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벌어진다.

물론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도 거짓말이 심각한 문제이지만, 사회나 나라의 차원에서는 엄청난 문제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판을 보면 거짓말이 마구 날아다니고 있고, 미국에서는 툭하면 나서서 가짜 뉴스를 성토하더니 탄핵을 당하네 마네 야단법석이다. 선거철이 되면서 난리가 더 심해질 전망이라니, 값싸고 성능 좋은 귀마개라도 하나 사야할 판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같은 어리석고(?) 죄 없는 백성들은 어느 쪽이 진실이고 어떤 말이 거짓말인지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말재간 좋고 목소리 큰 놈이 이기는 세상이 지겹지만, 진실과 허위를 제대로 가릴 능력이 없으니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고 새끼를 치면서 세상은 갈수록 혼란스러워지는데, 진위를 가릴 재간이 없으니….

가짜 뉴스라는 놈은 더 복잡다단하다. 미국 대통령의 날카로운 판단에 따르면, 멀쩡한 기존 언론도 내 입맛에 맞지 않으면, 가차 없이 가짜 뉴스가 되는 모양이지만, 우리 같은 힘없는 중생이 그런 식으로 칼을 휘둘렀다가는 목숨이 남아날 리 없을 것이다.

독버섯 같은 가짜 뉴스의 주된 진원지는 최근 무섭게 번져나가는 일인방송이나 개인 언론인 모양이다. ‘진실 공방’이라는 미명 아래 저마다 정의를 위해 진실을 말한다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속내를 알고 보면 모두가 제 밥그릇 챙기기에 지나지 않으니 허망하기 짝이 없다.

도산 선생께서 이런 현실을 내려다보시며 무슨 말씀을 하실까? 기나 긴 한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도산 선생께서 말씀하신 거짓말 없는 세상이 정말 그립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일이겠지….


장소현 / 시인·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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