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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깨달음과 가면 벗기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

옛날에 어떤 나라에서는 이런 고문이 있었다고 한다. 사람 얼굴에 아주 얇은 천을 씌우고 그 위에 물을 붓는다. 숨쉬기가 약간 불편해 지고 다시 한겹 다른 천을 쒸우고 물을 붓는다. 숨쉬기는 더 불편해 지고…. 한겹, 한겹 천이 얼굴위에 놓임에 따라 고문당하는 사람은 거의 숨을 못쉬게 되고 결국 실토를 하게 된다.

우리 얼굴 위에는 물리적으로는 아무것도 씌어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소위 '~척'하는 것이다. 괜찮은 척, 아픈척, 아프지 않은 척, 사랑하는 척, 미워하지 않은 척 등등. 이런 보이지 않는 가면은 갑갑한 인생으로 우리를 몰고 간다.

무엇을 보호하고 가리려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명예심일 수 있고, 재물욕일 수 있고, 자식에 대한 욕심일 수 있고, 자존심일 수가 있다. 그러나 구경에 있어서 우리가 보호하려고 하는 것, 과시하려고 하는 것은 결국 '자기'이다. 자아 즉 이고(ego)이다. 우리 마음에 일어나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을 잘 살펴보자. 실망, 열등감, 우월감, 비교심, 등 이들은 우리를 부자유와 고통으로 몰고 간다.

불교에서 '깨달음'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불교에서 불(佛)이라는 단어자체가 '깨달음'이다.



사람들의 자기라는 관념속에 사로잡혀 사람들은 여러가지 형태의 집을 마음속으로 짓고 산다. 명예, 소유, 자존심 등으로 대들보, 기둥, 지붕을 삼은 이 보이지 않는 집에서 우리는 우리 인생을 살고 있다. 우리가 쓰고 있는 많은 가면도 결국 이 '나'라는 집을 잘 보호하고 가꾸려는 무명의 시도이다.

깨달음이 바로 해탈과 자유의 길로 우리를 인도하며, 깨달음이 없는 자유와 행복은 한시적이다.

중국 선종의 2조 혜가스님이 스승 달마대사를 처음뵙고 "자기의 불안한 마음을 없애달라."고 했을 때 달마대사는 "너의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오라"고 했고, 그 언하에 깨달음을 얻었다는 즉 마음의 실체를 보았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선종 일화다.

우리가 깨달음을 얻기위해서 우리 마음의 실상이 무엇인가 혹은 기독교식으로 표현하면 '과연 하나님이 누구인가?' 하는 많은 묵상을 해야 하며 또한 이를 위해 평상시에 마음을 안정시키고 고요하게 하는 것이다.

물결이 없어진 수면위에 달이 뚜렷히 비치는 것처럼 명상과 선으로 단련된 우리마음에는 지혜광명이 솟아나게 된다. 이때 나타나는 지혜를 불교에서는 '반야지'라고 이른다. 이는 우리속에 이미 내재한, 본질적으로 우리가 가꾸거나 닦을 필요도 없는 본래 밝은 광명이다. 예수님께서 '나는 빛이다.'라고 할 때의 이 빛이다. '반야지'는 그 자체가 광명의 '힘'을 소유하고 있다. 즉 반야지가 비치면 우리 속에 있는 무명(나쁜 습관, 집착 등)이 스스로 사라지게 되는데 이는 빛이 비치면 바로 어둠이 물러가는 것과 같다.

일반 사람들은 다 고통 (경제적, 인간관계상의 어려움 등) 없이 살고 싶어한다. 돌에 맞은 개는 그 돌을 향해 달려들지만, 사자는 그 돌을 던진 사람에게 달려든다는 말이 있다. 일반인은 고통을 없애기 위해 여러가지 주변환경(승진, 물질적 여건, 주변 사람 등)을 바꾸려고 하지만, 불교에서는 인간 고통을 영구히 없애기 위해 그 고통의 '원인' 즉 우리마음속에 있는 무명을 제거하라고 한다. 구약에서 하박국 선지자도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없으므로 너희가 고통을 받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많은 학생들이 이제 방학을 하고 직장인은 여름 휴가를 계획한다. 그러나 참 휴가와 방학은 참 마음을 깨닫고 우리의 참 마음 고향이 거주하는 것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되며, 이가 이 세상에서 가장 급한일이요, 가장 주요한 일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왜냐, 이가 바로 영원한 행복과 자유를 얻는 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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