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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자유와 사랑④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4/24 종교 18면 기사입력 2018/04/23 23:00

루터의 자유사상 <1>

지난 3차례의 컬럼에서 구약과 신약의 자유 자유의 역설 그리고 자유의 4가지 요소에 대해서 다루었다: (1) 개인의 본성으로서 자유 (2) 사회적 관계로서의 자유 (3) 비인격적 자유 그리고 (4) 종교적 자유. 인간에게 자유가 없다면 인간은 사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랑도 비인격적 거짓사랑에 그치고 말 것이다. 사랑은 이렇게 자유와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면 기독교신학자들은 자유를 어떻게 이해했을까?

루터의 자유사상의 출발점은 인간의 비참함이다. 루터는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가 쓴 자유의지론에 반박해서 노예의지론을 썼다. 이 책에서 인간에게는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는데 (1) 하나님이 모든 것을 미리 알고 예정하셨다면 하나님의 뜻이 아닌 어떤 것도 일어날 수 없고 (2) 로마서를 근거로 모든 인간은 죄의 노예이며 (3) 사탄이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고 (4) 만약 우리가 자유의지가 있다면 그리스도의 구속의 피가 불필요한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인간은 자유의지가 없다. 만약 인간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인간에게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것인가? 다소 극단적인 루터의 사상은 당시 중세의 상황과 깊이 연관이 있다.

루터는 중세의 극심한 시험(Anfechtung)에 시달렸다. 하나님 앞에 어떻게 하면 가치있고 의로운 존재가 될 수 있는가? 루터가 에르푸르트(Erfurt)에 있었던 어거스틴파 은둔자 수도원에 들어간 이유도 바로 이런 문제 때문이었다. 95개조 반박문 제15항에서 죽음에 직면한 인간이 경험하는 절망이라는 두려움과 공포에 대해서 언급한 후에 그 다음해에 쓴 95개조 반박문 해설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절망과 공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러한 심판들로 인해서 종종 고통당했던 한 사람을 내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고후12:2). 그 심판이 너무 엄청나고 지옥 같아서 그 어떤 혀도 충분히 설명할 수 없고 그 어떤 펜도 묘사할 수 없고 그것을 경험하지 못했던 자는 결코 믿을 수 없었다. 그 심판이 너무 엄청나서 만약 그것들이 반시간 혹은 한시간의 십분의 일만 계속되어도 그는(자기 자신은) 완전히 소멸되어 버렸을 것이며 그의 모든 뼈가 재로 변해버렸을 것이다."

따라서 루터에게 복음이란 바로 이런 끔찍한 심판으로부터 해방과 자유를 의미한다. 복음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인 심판과 양심의 자유는 그의 주 저서 갈라디아서 강의에 잘 드러나 있다.루터는 여러 종류의 의(righteousness)가 있는데 정치적인 의 예식의 의 법률적인 의 행함의 의는 모두 능동적인 의(active)라고 정의한다. 이에 반해서 믿음의 의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가(impute)시켜 주시는 의인데 능동적인 의와는 정반대로 전적으로 수동적인 의(passive) 즉 우리는 받기만 하고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일하시도록 허용하는 의이다. 인간의 양심이 안식과 자유를 얻는 것은 오직 수동적인 의로 인해서이다.

왜 이 수동적인 의가 필요한가? 삶의 비참함으로 인해서 양심의 공포와 죽음의 위협에 놓이게 되면 인간은 인간 자신의 행함과 율법에 의존하게 되고 사탄은 인간에게 스스로 의롭게 되는길을 찾도록 유혹한다. 따라서 우리는 두 개의 세계 하늘의 세계와 땅의 세계 믿음과 도덕의 세계 은총과 행함의 세계 수동적인 의와 능동적인 의 사이에 놓이게 되는데 두 세계는 모두필요하지만 그것이 적용되는 것은 엄밀하게 구분된다. 즉 새 사람은 수동적인 의의 세계에 옛사람은 능동적인 의의 세계에 속한다. 루터에게 자유함이란 인간이 스스로에게 의존하는 것이고 진정한 자유란 수동적인 의 '자유됨'이다. 루터에게 자유란 주어진 자유에 불과한가? 이어지는 컬럼에서 루터의 자유사상의 또 다른 면을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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