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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영화 넘나드는 한인 배우 '황주민'

브로드웨이 '더 프롬' 앙상블 조연 발탁
넥플릭스 시리즈·할리우드 영화 출연
무명 설움 딛고 이제는 후배들도 도와

브로드웨이 진출을 꿈꾸며 각고의 시간을 보내온 한인 배우 황주민(32·사진)씨가 브로드웨이 뮤지컬 '더 프롬(The Prom)'에 유일한 아시안 배우로 발탁됐다.

'알라딘' 등으로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잘 나가는 연출가로 꼽히는 케이시 니콜로가 연출과 안무를 맡은 이 코미디 뮤지컬 작품에서 황씨는 앙상블 조연으로 오는 11월 16일부터 톱스타들과 한 무대에서 열연을 펼친다.

명지대 컨서버토리 성악 과정에 재학하던 황씨는 5년 전 자매결연 학교인 위스콘신주립대 성악과정으로 편입해 학업을 마쳤다. 졸업 후 2015년 뉴욕에 온 그는 오프브로드웨이 뮤지컬 '케이팝'과 '그린카드' 등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13세때부터 브레이크 댄서로 활동하고 노래 등에 각별한 재능을 가졌던 그는 뮤지컬 배우에 남다른 관심을 둬 왔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세종대 항공우주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꿈에 대한 아쉬움으로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 공연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2011년 성악으로 전공을 바꿨다. 이후 뮤지컬 '브레이크 아웃' 세계 투어에 참여하며 런던과 스코틀랜드 등의 무대에 오른 그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배우의 원대한 꿈을 꾸게 됐다. 황씨는 "무대 위에 섰을 때 느껴지는 에너지와 설렘을 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명지대 성악 학사과정을 2년 마치고 미국으로 부푼 꿈을 안고 온 황씨는 "당시 미국 브로드웨이에 한 번 도전해 보지 않겠냐는 장숙희 지도교수의 한 마디가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며 "그로 인해 인생의 변곡점을 맞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위스콘신 성악 학사과정을 마친 후 뉴욕으로 온 그는 힘겨운 도전과 실패가 반복되는 쓰디쓴 잔을 맛봐야 했다. 오디션이 있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 보았지만 아시안 배우에게 돌아오는 기회는 전무 하다시피 했다. 식당에서 서빙 일을 하면서 틈틈이 오디션 준비를 꾸준히 해왔지만 좀처럼 작은 극단조차 설 기회가 오지 않던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각오로 '커뮤니티 시어터'를 찾았다.

커뮤니티 시어터는 뮤지컬에 관심이 많은 직장인과 교사 등이 삼삼오오 모여 뮤지컬을 하는 단체로 전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황씨는 그 중 '하이츠 시어터'에 합류해 활동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그에게도 행운이 찾아왔다. 자그마한 극단의 오디션에 합격에 'Anything goes'라는 무대에 서기 시작한 것. 앙상블 배우로 참여한 작은 출발이지만 새싹을 틔우는 씨앗이 되어 이후 '인 더 하이츠' 공연에 아시안 최초로 '그래피티 피트' 역할을 맡아 무대에 서게 됐다.

이어 한인 유학생들의 에피소드를 그린 '그린카드' 오디션에 합격, 데뷔 후 처음으로 주인공인 유학생 '조' 역할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도 오프브로드웨이 뮤지컬 수상작인 '케이팝'에 출연했다. 황씨는 "비록 주인공으로는 3회 공연을 했지만 '그린카드'는 뉴욕 무대에서 한인과 타민족 관객들을 대상으로 연기한 이래 나를 가장 많이 성장하게 한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는 영화계에서도 잇따른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오디션 기회가 있다면 늘 도전했던 그에게 단역부터 굵직한 주연까지 주어지고 있는 것. 그는 한인 2세가 만든 영화 프로덕션 '백호'에서 제작한 단편영화 '구미호'와 '신세계 문명의 충돌'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했으며 독립장편영화 '스시 투시'(2018)에도 '토시'로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이 영화는 오는 8월 5일 퀸즈의 '키 가든 페스티벌'에서 상영된다.

지난 1월 유명 기획사 중 하나인 '블록'과 전속 계약을 체결한 그는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3월부터 넷플릭스에서 방영될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시즌 2'에서 그는 에피소드 9의 '해치맨'으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이에 앞서 최근 촬영을 마친 할리우드 영화 'Isn't It Romantic'에도 출연, 내년 발렌타인스데이쯤 극장에 볼 수 있다.

그는 먼저 이 길에 들어선 만큼 후배와 동료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의 손길도 내밀고 있다. 유튜브에서 '브로드웨이 드림(Broadway Dream)'이란 채널을 운영하며 ▶오디션 보는 방법 ▶해드샷 레쥬메 준비 방법 등 브로드웨이 진출에 관한 팁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에서 실패도 많았고 그만둬야 하는 내적 갈등도 깊었다"며 "하지만 꾸준히 앞을 보고 달려오다 보니 길이 조금씩 열린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열린 길을 따라 다른 길로 향하다 보면 내 꿈과 만나는 문도 열리지 않을까 한다"며 "브로드웨이를 꿈꾸는 이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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