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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인내

시린 바람 끝에

창 너머 이웃하던 고목

발길 뜸해진 시간에 쫓겨

잎은 다 떠나 보내고



빈 가지의 손 끝은

바람에 떨고 있다



한 여름 뙤약볕 속을 넘나들던 열정

차가운 바람 맞이로 내몰려

떠남도 잊으려는 듯

시려오는 등허리 굳게 세우고 있다



식어가는 햇볕 등지고

실낱 같은 내일의 기다림

인내하는 고통의 침묵으로

퇴색해가는 세월을

힘겹게 껴안고 있다


양기석 / 시인·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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