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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에 '중국 엑소더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8/21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8/08/20 20:46

제조업체들 '무관세' 동남아로
최대 수혜 '메이드 인 캄보디아'

"당신이 사는 핸드백에 이제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대신 '메이드 인 캄보디아(Made in Cambodia)' 라벨이 붙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 받으며 무역전쟁을 벌인 영향으로 미국 핸드백, 신발 제조업체들의 '중국 엑소더스(대탈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원가절감을 위해 중국행을 택했던 이들 업체가 관세 무풍지대인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동남아로의 생산거점 이전을 검토하는 대표적인 업체는 미국 신발 브랜드인 '스티브매든'과 핸드백 브랜드인 '코치'와 '케이트 스페이드' 모기업 태피스트리다. 에드워드 로젠펠트 스티브매든 CEO는 "올해 캄보디아에서 생산된 핸드백의 비중은 15%인데 내년에는 두 배로 늘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자사 제품의 93%를 중국으로부터 공급받았다. 태피스트리도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베트남 생산을 늘리는 대신 중국산 비중은 5% 미만으로 줄일 계획을 하면서다. 미국패션산업협회가 지난달 중국에서 소싱하는 회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10곳 중 7곳(67%)이 향후 2년 안에 중국에서의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가전업에서도 나타났다.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하는 대만 기업 다수가 중국에 집중된 생산거점을 다변화할 조짐을 보이면서다. 애플에 전력부품을 공급하는 델타일렉트로닉스는 지난달 태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21억4000만 달러에 제휴사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캄보디아는 미국으로부터 핸드백, 지갑, 여행가방 등 제품에 관세 면제 특권을 받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경제를 돕기 위해 전세계 121개국의 수천 개 수출상품에 특혜관세 지위를 부여하는 미 정부의 특별 프로그램에 따라서다. 통신은 "이 같은 혜택이 지속되는 한 많은 제조업체들이 캄보디아에 생산능력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은 풍부한 노동력과 법인세 혜택 등으로 이미 삼성전자와 인텔 등이 거액을 들여 공장을 세우는 등 외국 기업의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다.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미국상공회의소의 아담 스코프 전무는 "상대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과 안정적인 환율, 정치적 안정성 등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인구 9500만 명의 베트남은 자전거에서 오토바이로, 다시 승용차로 주력 교통수단이 변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로 쌀과 커피 같은 농산물을 수출하던 동남아 국가들이 이제 제조업의 허브로 변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인건비가 꾸준히 오르고 있는 점도 탈중국 움직임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캄보디아의 노동비용은 중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미·중 무역전쟁이 더 심화될 경우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생산기지 엑소더스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견도 만만찮다. 생산성 문제와 이미 구축된 인프라 활용 등 중국의 장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콩무역발전국에 따르면 캄보디아의 생산성은 중국의 50~60% 수준이다.

>> 관계기사 6면, 중앙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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