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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세르비아 오폭현장 간 시진핑 "패권국 안 두렵다"

유럽서 남중국해 우군 확보전략
달라이 라마 백악관 초청 환담 등
중국 겨냥한 미국의 행보에 대응

동.중부 유럽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첫 방문지인 세르비아에서 미국을 직접 겨냥했다. 시 주석은 지난 17일 세르비아 국빈 방문 첫 일정으로 1999년 미군의 오폭으로 사상자가 발생한 당시 유고슬라비아 중국대사관 터를 찾았다. 서방 언론들은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현장을 찾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행보"라고 해석했다.

시 주석의 행보는 최근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행보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 15일엔 티벳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환담했다. 시 주석을 수행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세르비아에 도착한 뒤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옛 중국대사관 터 추모비를 찾아 헌화했다. 오폭 사고 후 중국 정상이 현장을 찾은 건 처음이다.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부시치 총리도 시 주석과 동행했다.

서방 언론들은 시 주석의 오폭 현장 방문이 남중국해에서 대립하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AFP통신은 "세르비아가 유럽의 교두보 마련을 원하는 중국을 위해 '레드 카펫'을 깔았다"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에서 유럽 지역 우군을 확보하고 오폭 현장을 방문함으로써 미국을 압박하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폭 현장인 옛 중국대사관 터에 세워질 중국문화센터 주춧돌 기공행사에도 참석했다. 2009년 이 자리에 추모비를 세운 베오그라드시는 중국문화센터로 이어지는 거리를 공자(孔子)의 이름을 따 '공자 거리'로 명명하고 앞 광장을 '중국-세르비아 우호의 광장'으로 이름 붙이겠다고 발표했다. 99년 5월 7일 코소보 전쟁 당시 세르비아 공습에 참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미 공군의 오폭으로 중국대사관에 있던 신화통신 기자 등 3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이후 중국은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도 없이 공습에 나섰고 중국대사관을 공격했다"고 규탄했다.

오폭을 두고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세르비아 민병대가 미 공군의 F-117 스텔스 전폭기를 격추한 뒤 기체 잔해를 스텔스 기술을 원했던 러시아와 중국에 팔았는데, 그 보복으로 중국대사관을 폭격했다는 주장이었다. 러시아 정보국이 흘린 거짓 정보에 속아 미국이 중국대사관을 유고슬라비아 조달본부로 착각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시 주석은 오폭 현장을 방문한 뒤 니콜리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신화통신은 "양국 정상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당사국 간에 우호적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할 사안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 후 "중국과 세르비아 양국이 특별하게 느끼는 우의는 피와 목숨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이런 선린관계는 대를 이어 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나라는 평화를 사랑하며 패권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2002년 유고슬라비아 해체 후 독립한 세르비아는 경제난 타개를 위해 러시아.중국 등 '옛 사회주의 형제국'에 기대고 있다. 특히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실크로드) 정책을 추진하며 중.동유럽과 중앙아시아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중국에 구애를 펼치고 있다. 니콜리치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중국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는 등 중국에 공을 들여왔다.

2009년 세르비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중국은 지난 4월 허베이 철강이 4600만 유로(600억원)를 투자해 현지 철강업체를 인수하는 등 화답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이번 순방이 중국과 중.동유럽 간 우호와 협력 증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세르비아에 이어 이어 폴란드.우즈베키스탄을 차례로 방문하며 23~24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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