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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독일 "EU 탈퇴 영국 빼고 새 유럽군 창설"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6/09/19 미주판 5면 기사입력 2016/09/18 19:09

슬로바키아서 비상회의
융커 위원장 제안에 동조
영국 반발…동유럽도 반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일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6일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

지난 15일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렸다. 27개국 정상과 EU 수뇌부가 참석했다.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Brexit.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 정상인 테리사 메이 총리는 빠졌다.

이번 회의는 일종의 비상대책회의 격이었다. 경제.난민 위기에다 EU 주축이었던 영국의 이탈로 생겨날 구멍을 막아야할 처지여서다. 그동안 '위기'란 말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어려운 시기'란 걸 인정했다. EU 정상들은 EU 창설의 모태가 된 로마조약 서명 60주년이 되는 내년 3월까지 개혁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표류하는 사이 유권자의 외면을 받게 된 EU로선 '부표'가 필요했다.

그중 하나로 떠오른 게 '유럽군' 창설 의제다. 유럽 공동 방위군이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전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럽군 창설로 나아가기 위한 전 단계로 '유럽군 지휘부' 설립을 제안했다. 메르켈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곧 동조했다. 그간 유럽의 안보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중심 축으로 논의됐다. 냉전시대 구소련의 바르샤바조약에 맞서는 서방의 '방패'였다. 프랑스는 그러나 나토가 영.미 주도란 사실에 불편해했고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 때인 1966년 나토에서 '철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곤 독자 방위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2009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때 다시 복귀했지만 말이다.

프랑스의 입장은 일관됐다. 독일도 여기에 공감했다. 이들은 "나토는 미국 주도여서 유럽 각국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2000년대 중반 프랑스.독일.벨기에.룩셈부르크 4개국이 유럽군 창설에 합의한 일도 있다. 르완다.유고슬라비아 내전에서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는 반성 때문이었다. 미.영이 강하게 반대했다. 나토의 힘을 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머리는 유럽을 향하고 있지만 가슴은 미국을 향하는' 영국이 EU 안에서 의제 설정 자체를 막아왔다.

이번에도 드라이브는 프랑스가 걸었다. 올랑드 대통령은 "우리의 이해.가치를 스스로 지키지 못한다면 연합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럽 방어에서 프랑스가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 그러나 프랑스 혼자선 못한다. 또 혼자서 하길 원하지도 않는다"고도 했다. 그리곤 융커의 '군 지휘부'에 힘을 보냈다. 이 같은 독.불 드라이브에 EU 정상들은 시한을 정하지 않은 채 이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회의엔 불참했지만 아직까진 EU 회원국인 영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EU에 있는 동안 유럽군 창설을 거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실제 창설까진 넘어야할 산이 많다. 유럽에선 "초기 논의 단계"라고 말한다. EU 국가들의 이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아일랜드 등은 중립국을 지향한다. 동유럽 국가들로선 국경 방어의 필요성이 있지만 나토의 그늘 아래에 있고 싶어한다. 에스토니아의 타비 로이바스 총리는 "유럽 방어 계획들은 나토와의 협력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나토의 복제품을 만들 수도, 나토를 대체할 수도 없다"고 못박았다. 유럽군 창설로까지 이어지려면 이들 국가도 동의해야하는데 그게 미지수다.

그렇더라도 유럽군이란 어젠다 자체는 EU 정상들에겐 매력적인 논제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EU에 회의적인 유권자들에게 그나마 안보는 통하는 사안일 수 있어서다. 유럽이사회의 닉 와트니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EU가 실패한 게 아니란 걸 보여주는데 유럽 방어가 먹힐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나토 동맹국이 공격을 당할 경우 나토가 자동으로 개입하는 조항을 재검토하겠다는 말에 EU 겸 나토 회원국들이 크게 우려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유럽군 창설에 오랜 걸림돌이었던 영국이 마침 EU를 탈퇴한다는 터이기도 하다. EU처럼 나토도 몸집이 불어나(12→28개 회원국) 행동이 굼떠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번엔 유럽군까진 아니어도 지휘 본부 창설로까진 이어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진 미지수지만 말이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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