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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재, 소셜워커의 첫 번째 이야기 ] 날아간 컨버터블 카

보통 밤에는 전화볼륨을 진동으로 해놓고 잠을 청하는데 어젯밤에는 밤늦게 한국에 계신 분하고 통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 통화를 마치고서는 전화볼륨을 줄이지 못한 채 잠을 청하고 곤히 잠을 자는데 새벽 1시 조금 넘어서 전화가 왔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전화를 받아 드니 시애틀에서 한 시간이 넘는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Hello Regina this is St 0000 I would let you know Mr. 000 is critical conditions hopefully you can visit us soon.

오케이, 잠이 덜 깬 채로 전화 통화를 마치고 나니 이미 잠은 저만치 달아나버리고 누어서 잠깐이라도 눈을 붙여보려고 했으나 눈이 말똥말똥한 채 정신까지도 맑아져 버려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밖으로 나갈 채비를 시작했다.



샤워를 하고 옷을 차려 입고 병원이 있는 000로 향하는데 아직 컴컴한 한밤중이라 특별히 밤눈이 어두운 나는 운전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병원에 도착하여 000씨가 입원해 있는 병실로 향하기 전 병실로 가는 입구에서 가드에게 내사무실 아이디를 보이고 방문자 명찰을 달고 000의 병실에 들어서니 병실 침대는 말끔히 정리가 되어 있었다.

당직인 간호원을 찾아서 000씨가 어디에 계신가 문의하니 간호원이 하는 말이 000가 이미 운명을 하셔서 지금은 병원 시체 안치실로 옮긴 후라고…
그러면서 묻는다. Do you wanted see him? 돌아가신 분을 볼 수 있게 해줄까?
휴우! 바로 얼마 전까지 살아계셨었는데…

나는 새벽부터 돌아가신 분을 보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아니! 나중에 볼게”라고 말한 후 병원에 더 지체하지 않고 그냥 시애틀로 다시 내려와 아침 일찍부터 사무실로 나갔다. 80여 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은 내가 키를 열고 들어설 때 사람 인기척에 따라 불이 켜지는 시설이 되어 있어 내 발자국이 닿는 곳마다 불이 들어왔다. 나는 그 큰 사무실을 구석구석 다니면서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사무실 구석구석 불이 다 켜지게 해놓고 내 책상에 앉아서 영국가수 아델이 부른 ‘Hello!’라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피곤해 지쳐 있는 몸을 사무실 의자에 깊숙이 기대서 노래를 듣는데 이제야 000씨가 돌아가신 것이 실감나는 듯 눈물이 한 방울씩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한참동안 노래를 듣는데 000씨가 우리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고서 함께 이분을 보살펴드릴 수 있었던 시간들과 과정들이 마치 영화를 보는 장면처럼 눈앞에 지나가기 시작한다.

[다음에 계속]

필자 소개: 레지나 채 (소셜워커)
아시안 카운셀링 서비스 노인복지 담당
킷츠 비영리단체 가정폭력 예방 카운셀러
퍼시픽 신학대학 상담학 교수
시애틀시 아웃리치 스페셜리스트
킹카운티 비영리프로그램 정신질환재활 및 약물중독 카운셀러
후드컬럼니스트
워싱턴주 패밀리 카운셀링 서비스 소장
연락처 206) 351-3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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