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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청소년 범죄 ‘내자식이 설마’

폭행, 절도, 마약…사안 심각하고 광범위
한인부모의 무관심·현실부정이 문제키워

김무영(48/토론토)씨는 얼마 전 아들이 친구들과 캠프에서 마약을 하다가 적발되어 학교에 불려가고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검사가 기소를 하지 않겠다고 해서 일단락 되었지만 사회봉사 명령과 함께 학교에서 정학처분을 받았다. 김씨는 주변에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마약을 한다는 이야기를 한두 번 들어본 적은 있지만 자신의 아들이 마약과 관련하여 문제를 일으키리라고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던 지라 충격이 큰 상태다.


◆ 범죄유형의 다양화

동포 청소년 범죄의 양상이 한인부모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심각하고 광범위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부모를 포함한 기성 세대의 경각심이 요청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법무사 A씨에 의하면 동포사회 청소년들의 범죄유형 중 하나로 마약 (Drug)의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으로 적발되는 가장 흔한 유형은 마리화나의 소지와 흡연으로 나타났지만, 때로는 사회적인 부작용 정도가 심한 헤로인 또는 코카인 등을 흡입하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약을 단순 흡입하는 수준을 벗어나 교내 급우나 교외에서 이를 판매하는 마약거래 (Drug Trafficking)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폭력 또한 동포청소년들이 사법처리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빈번한 사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 B씨는 “학생들 간의 폭행의 경우 신체적인 다툼을 통한 폭행과 물건을 훔치지는 않더라도 강압에 의해 물건을 뺏는 유형 모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학교에서 불법무기나 흉기를 소지하다가 적발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포청소년의 경우 그나마 총기소지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칼과 같은 흉기를 소지하다가 적발되는 경우가 적지않아 학교 폭력이 발생시 큰 문제로 야기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과 폭력이 주를 이룬 남학생들에 비해 여학생들의 경우 쇼핑몰에서 물건을 훔치는 절도(Shoplifting)가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 B씨는 “한인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우발적으로 또는 계획적으로 남에 것에 손을 대는 자녀가 많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부모들이 자녀들의 학교 및 친우 관계에 대한 주위환기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 계도위주의 처벌

한인 청소년들의 범죄의 양태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범법 정도가 심각하지 않거나 초범인 경우 대부분 훈방을 하거나 기소를 하지 않고 사회봉사 등 가벼운 수준의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 B씨는 “심각한 폭행사건이거나 헤로인 등을 흡입하거나 타인에게 판매를 하는 심각한 경우가 아니면 이러한 청소년 범죄가 적발되었을 경우에 대부분 훈방이나 사회봉사명령을 받는 수준으로 마무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법무사 A씨도 “동포여학생들 부모들이 상담을 해오는 절도의 경우, 5천불 미만의 절도를 하다가 경찰에 적발될 경우 그 자리에서 훈방 조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사 B는 “2003년 이전에는 청소년범죄에 대해서 처벌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2003년 이후 법률을 개정, 가능하면 청소년을 감옥으로 보내지 않는 것이 현재의 추세”라고 밝혔다. 변호사 B씨는 “이는 초범인 청소년들이 감옥으로 갈 경우 죄질이 나쁜 범법자와의 접촉을 통해 득보다 실이 더 많았던 연구결과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사회의 책임가중

변호사 B씨는 “훈방이나 기소를 하지 않는 법 집행의 취지는 더 큰 범죄자가 되는 것을 막자는 의도”라며 “이러한 조치는 청소년들을 교화할 책임이 사회에 있으며, 사회가 어린 자녀들의 실수를 제대로 교화할 수 있다고 신뢰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부모들의 자세는 많은 경우에 자녀들의 범죄행위를 대면하고 교화할 역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지 않은 한인부모들의 경우 일반적인 청소년들의 범죄는 그 심각성에 공감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자녀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치부해 버려 실제로 자신의 자녀가 범죄행위에 연루되었을 경우 이를 쉬쉬하며 덮어버리거나, 자녀가 주도적으로 범죄행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이는 어쩌다 범죄에 가담하게 된 종범으로 현실을 부인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현(가명/34)씨는 “실제로 6 - 7학년의 한인청소년들이 캠프장에서 공공연하게 마리화나를 피고 있다가 적발된 사례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한인부모들이 이를 없었던 일로 간주하는 등 현실부정의 모습도 보이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사회복지사업가 정희주(39/토론토)씨는 “자녀들의 범죄사실에 대한 대부분 한인부모들의 반응은 ‘우리아이가 그럴리없다’라는 대답이 다수”라면서 “이는 부모들이 생업으로 바쁘다는 이유로 자녀들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했는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질풍노도의 시기’로 불리는,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실수가 더욱 큰 문제로 발전하는 것을 막고 이를 교화할 수 있는 한인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관심’과 ‘성숙한자세’가 절실하게 요청되는 시점으로 보인다.


전경우 기자 jame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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