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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 골프 백태 "액수 커지면 '알까기' 유혹"

[밴쿠버 중앙일보] 기사입력 2007/12/05 13:47

‘내기 골프를 하십니까’.

2004년 월간 골프다이제스트가 각국의 아마추어 골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한국에서는 78%가 ‘그렇다’고 답했다.
일본은 59%, 미국은 42%였다.
한국의 내기 골프 비율이 월등히 높다.
내기 골프를 하는 사람들은 “스트로크당 5000원 정도의 내기는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고, 실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액수가 커지면 동반자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도 벌어진다.
내기 골프를 긍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들도 “타당 2만원 정도가 되면 속칭 ‘알까기(공을 잃어버렸을 때 남몰래 다른 공을 내려놓는 행위)’나 ‘핸드웨지(숲 속에서 클럽이 아니라 손으로 던져 넣는 행위)’의 유혹을 느낀다”고 말한다.


오늘도 곳곳에서 내기 골프로 인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날아간 앨버트로스=사업가 A씨는 수년 전 친구들과 서서울 골프장(경기도 파주)에서 라운드를 했다.
초겨울 쌀쌀한 날씨 속에 처음엔 타당 1만원짜리 내기를 했다.
그러나 18번 홀(파4)에서 A씨가 “따따블(타당 4만원)”을 외쳤다.
이 홀은 파4지만 내리막 경사인데다 거리가 310m밖에 안 되는 비교적 짧은 홀이었다.
“딱” 하는 파열음과 함께 잘 맞았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페어웨이에 나가 보니 A씨의 공은 온데간데 없었다.
당황한 A씨는 주머니에서 다른 공을 꺼내 떨어뜨리고는 “여기 있다”를 외쳤다.
그러나 A씨는 그린에서 사색이 되고 말았다.
티샷한 공이 홀 안에서 발견된 것이다.
A씨는 홀인원보다 어렵다는 앨버트로스(기준 타수 -3)를 하고도 돈을 따기는커녕 망신만 톡톡히 당했다.


◆핸드웨지의 유혹=공이 숲 속으로 들어갔는데 보는 사람이 없다.
그럴 때 대부분은 핸드웨지의 유혹을 느낀다.
회사원 B씨는 숲 속에서 ‘소리 안 나게’ 공을 빼내는 기술이 있다.
B씨와 자주 라운드를 하는 골프 친구들은 B씨의 공이 숲으로 가면 자기 공을 놔두고 ‘감시조’로 따라나선다.


◆한국인은 봉=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의 한 골프장. 재미동포 C씨 일행은 페어웨이에서 강도를 만나 돈을 모두 털렸다.
이날 일행 4명이 갖고 있던 현찰만도 1000달러(약 93만원)가 넘었다.
한국인들이 현찰로 내기 골프를 즐긴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강도가 골프장 안까지 침입한 것이다.
인도네시아나 태국 등 동남아에서도 한국인들의 내기 골프는 유명하다.
골프장 관계자들이 “즉석에서 현찰을 주고받으면 한국인이고, 스코어만 기재하고 넘어가면 일본인”이라고 말할 정도다.


◆100만원짜리 전문 내기꾼도=타당 수십만원이나 100만원대의 내기를 하는 꾼들도 있다.
이들은 아예 ‘알까기’를 쉽게 하기 위해 미리 구멍을 뚫어놓은 바지를 입고 나오기도 하고 필드 위에선 도박장 칩만 주고받은 뒤 라운드를 마친 뒤 현찰로 교환하기도 한다.


◆내기 금지 골프장도=적당한 액수의 내기 골프는 ‘약’이지만 액수가 커지면 ‘독’이 된다.
그래서 아예 내기 골프 금지령을 내린 골프장들도 적잖다.
곤지암 골프장(경기도 광주)의 경우 감시카메라(CCTV)를 설치해 놓고 내기 골프를 하다 적발되면 퇴장시킨다.
세계적인 부호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도 내기 골프를 즐기지만 18홀 승부에 거는 돈은 겨우 1달러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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