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새해 아침
윤미미/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공모전 가작 수상자
눈부신 새해 아침
덜 깬 잠 밀어내고 창문을 열면
밀려오는 파도처럼 얼굴을 덮어오는 찬 바람
보내고 맞이하는 격정의 시간에 큰 숨 한번 들이쉬고 내쉬고
아~ 이렇게
또 한 해의 아침이 열리는구나
며칠 전 그가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지
잘살아 보겠다고 고향을 떠나와
죽을 둥 살 둥 허리띠 졸라매고 살더니만
그 몹쓸 순간의 사고에 꿈을 접었네
사람들은 말했다
인생 참 허무하다고
껄껄 혀를 찼다
큰 별이 졌다고
할 말을 잃은 나의 일기장엔
그가 울고 있다
긴 세월 바람으로 땅을 치며 돌고 돌아
이국땅에 둥지를 틀고
설익은 인연들 마주하여 힘겹게 사랑했건만
남은 것은 아픔뿐이라고
그가 내게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새해 첫 아침
하늘을 향해 고운 소원 하나 올린다
겸손하게 하소서
낮은 곳에 서게 하소서
그리하여
세상을 떠날 때 이렇게 말하게 하소서
삶은 참 좋았노라고
사랑은 참 멋진 것이었다고
밝아오는 새 아침의 창가에 서서
겸손히 두 손 모아 눈을 감으면
서글픈 사랑이 쏟아진다
고운 햇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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