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방귀끼는 소년
조소현/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인턴쉽 2 주차로 어제 교실에 들어가서 있었다. 멘토 선생이 살짝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사이, 한 4학년 학생이 내 근처로 왔다. 나는 이 교실의 뒷편에 있는 탁자에 앉아 있기에 학생들이 굳이 내 쪽으로 올 일이 없었다. 그런데 이 학생은 굳이 내 쪽으로 오더니 뿌앙하는 내 귀에 상당히 큰 방귀소리를 뿜어내고는 자신의 친구들이 있는 쪽으로 도망가 버리는것이 아닌가. 하아! 저 자식이….. 이 상황을 어찌하나 생각을 하는 순간 벌써 이 아이는 친구들에게 가서 낄낄대며 이 상황을 자랑삼아 말하고 있었다. 하아… 내가 사학년 한테 밀리는것인가…. 나 선생도 못해보고 또 미국서 좌절하는것인가… 별로 하지 않아도 될 생각들까지 방귀와 더불어 혼란하게 내 머리속을 파고들었다. 그리고는 땡! 하고 하교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이 교실의 스무명 남짓되는 학생들이 모두 교실 밖으로 나가서 복도에서 줄을 서고 있었다.
나 또한 컴퓨터와 노트를 챙겨 복도로 나갔다. 그리고 그때 ‘이 상황을 그냥 넘기면 안되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든지 첫 인상이 중요하고 첫 관계가 그 관계의 많은 부분을 차지 하지 않던가. 나는 그 학생에게 다가갔다. “What is your name?” 탐이랜다. “Do you think what you did to me was fun?” “No.” 오. 다행이다. 만약 이 친구가 더 삐딱하게 ‘아니오~. 내가 뭘 잘못했는대요?” 라고 말했다면 정말 멘붕이 왔을터인데, 그나마 자기 스스로 잘못을 인정했다. “Can you apologize to me?” “미안해요.” 그제서야 내 주변을 둘러싼 악취가 스스르 사라지는것 같았다.
우리는 다 함께 일층으로 내려갔다가, 나와 멘토 선생님은 다시 이층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나는 별 일은 아니지만,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맞는지 13년차 경력의 멘토 선생에게 물어봤다. 내 이야기를 듣더니 “잘 했네요. 탐은 조선생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고 일부러 그런거에요. 애들한테는 약간 그런 성향이 있어요. 이 선생의 선이 어디까지인지, 나(학생)의 행동을 어디까지 봐 줄건지를 테스트하죠. 조선생의 반응은 잘 한겁니다.” 아, 나의 대응에 칭찬까지 받을 줄이야. 그리고 나는 정말로 몰랐다. 4학년 학생들이 나를 그런 식으로 시험을 한 것인지 말이다. 앞으로도 교생 실습을 하고 교사 일을 하려면 이러한 학생들과의 줄다리기, 기싸움을 잘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방귀를 통해 배운 날이다.
조소현/제1회 텍사스 한인예술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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