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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행복을 조율하자

'시인의 시간을 가장 방해하는 것은 화다. 불길처럼 화가 일면 마음 한 구석에 있는 시가 타버린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시인 박준의 말이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난 여기에 한 술 더 떠 마음이 어지러우면 글이 나오지 않는다. 몸이 정결하고 마음이 잘 정리 정돈 되어있을 때 머리에서 가슴으로 손으로 밀려나온다.

진정한 예술가들은 혼에 불이 붙으면 세상일을 다 잊고 거의 광인이 되어 초췌한 모습으로 한 작품을 낳고 쓰러지기도 한다. 나처럼 세상 재미 다 누리면서 취미로 흉내만 내는 사람은 갈 길이 멀고 부끄러울 따름이다. 성격 또한 불의를 참지 못해 화도 많이 내고 듣기 싫은 소리도 한다. 한 때는 별명이 교과서, 훈육선생, 여경(police woman) 이어서 직장에서는 문제 해결사로 통한다. 미움 받을 용기를 감내해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120% 몰두한다. 대신 120% 몰두받기를 원한다. 상대가 나에게 올인(all in) 하지 않으면 화가 난다. 당연히 화낼 일이 많이 생긴다. 살아가면서 현실은 내 의지와는 다르게 많은 충돌을 빚는다. 충돌은 화를 부르고, 화는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는 질병을 부른다. 현재 내 주위에 많은 이들이 아프다. 안타깝다. 나름 내 삶을 재정비해 볼 여유를 가져본다. 내 몸과 마음에서 부정적인 그림자를 지우고, 현실에 발을 딛고, 행복을 조율해 보아야겠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인간은 행복해질 권리장전까지 만들어 그토록 목을 매는 것일까. 파울로 코엘료는 '연금술사'에서 꿈을 찾아 이집트의 피라미드로 힘들고 어렵게 당도하지만 찾지 못하고 결국 일상으로 돌아와 그 꿈을 찾게 되었다는 줄거리이다. 그렇다. 행복은 어디 멀리 혹은 높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우리 주위에 바로 우리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 열린 마음과 긍정적인 자세가 바로 행복의 비밀이 아닐까.



흔히 행복지수를 말한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덴마크나 부탄이 상위권에 든다. 행복은 만족에 있다. 다 갖고 있는데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없는데도 행복한 사람이 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대저택에 살면 행복할까. 딸아이가 로스쿨 졸업 후 파격적인 대우로 대형 로펌에 스카우트되어 행복에 떨었던 적이 있었다. 멋진 방에 비서까지 붙여주었다. 첫 월급을 받아보고 감격해 울었던 추억이 있다. 18개월 만에 그 로펌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을 때의 황당함이란! 그 당시는 로펌 합병 바람이 불어 경험 없는 변호사들은 막 해고당하고 있던 시기였다. 이유를 묻자 "I am not happy." 간단했다. 그 이후 연봉이 반으로 줄어든 직장을 택해 지금까지 잘 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각자의 행복을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졌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 인간은 홀로가 아닌 더불어 사는 사회적 동물이기에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가 파동을 일으킬 수 있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동체 생활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우리가 교육을 받고 덕을 쌓고 수양을 하는 것도 양심을 닦음으로써 '더불어 행복'을 추구함이 아닐까. '다 이루었나니' 하는 자만심보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때 삶은 빛을 발할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눈부신 햇살을 맞으며 "아 행복한 오늘 아침!" 외쳐보자.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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