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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호의 시사분석] 2020년 1월1일이 되면

시카고 북부지역에 오랫동안 개인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한인에게 들은 얘기다. “요즘 물값이 무서워서 잔디에 충분히 물을 주기가 힘들다.” 시카고시가 물 사용량에 따라 상하수도 비용을 청구하면서 생긴 변화다. 물값과 이에 따라 책정되는 하수도비가 오르면서 저소득층 중심으로 상하수도비를 납부하지 못한 금액만 시카고 기준 2억달러가 넘는다. 지난 10년동안 가구당 평균 상하수도비 지출금액은 178달러에서 576달러로 뛰었다는 통계 자료도 있다.

또 다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카고 시민들은 애리조나주 피닉스 주민들보다 비싼 상하수도 비용을 내고 있다는 다소 이치에 맞지 않는 소식도 들린다. 미시간호수을 끼고 사는 시카고언들이 사막지역에 살면서 식수를 먼 곳에서 끌어다 쓰는 주민들에 비해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겠지만 만성적인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시카고 시가 각종 세금과 서비스 비용, 수수료를 대폭적으로 인상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어진다는 표현보다는 더욱 확대된다는 것이 정확하다고 봐야겠다. 2020년 1월 1일이 되면 자동차 등록세부터 시작해 유류세, 온라인 판매세 등 서민들이 피해갈 수 없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적용될 대폭적인 세금 인상안이 주의회를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게 됐다.

주요 언론에서는 이를 신임 주지사 J. B. 프리츠커의 승리라고 표현하고 있다. 취임 직후 맞은 주의회 첫 회기에서 자신이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주요 공약들이 실현됐으니 그의 입장에서 보면 승리다. 정치인들은 그러려니 하니까.



하지만 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전혀 다른 얘기다. 우선 서글픈 심정을 피할 수 없다. 왜 시카고에 사는 우리들은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뉴욕이나, LA보다 높은 판매세를 내고 있는지, 집값은 싸다고 하지만 재산세율은 왜 전국 주요 도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지, 도로와 교량 건설과 보수를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유류세를 올린다고 하지만 애당초 그런 사회간접자본 투자는 시, 주 정부가 감당해야 할 주요 임무가 아니었던가?

레저용 마리화나가 허용되고 시카고에도 카지노가 들어설 수 있는 문을 열어 논 이번 봄 회기를 다시 돌아보면서 한가지 확실하게 체험한 점이 있다. 어떻게 정치가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것이다. 우리가 투표로 뽑는 선출직은 이렇게 우리의 하루하루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한가지 더 살펴봐야 할 점은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이다. 역시 신임 시장으로 취임한 후 세금 인상 부담에 직면해 있다. 그가 어떤 해결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시카고 주민들의 부담이 늘어날 수도,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 그에게 프리츠커 주지사와는 다른 접근법을 바라는 것은 너무나도 안이한 생각일까? 적어도 라이프풋 시장이 주민들의 부담을 함께 나누고자 고심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객원기자]


박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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