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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옛날 이야기

손영아 / 독자
손영아 / 독자 

[LA중앙일보] 발행 2019/10/31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10/30 18:03

어린 시절에는 옛날 이야기를 듣기 좋아했다. 그런데 크면서 점점 옛날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없어졌다.

젊었을 때는 막연하나마 꿈이 있었고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가정이 생기니 현실적일 수밖에 없어졌다. 막연한 꿈을 꾸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이미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 왔다.

그렇게 힘든 시간, 치열한 시간을 다 보낸 노년이 되면 다들 지난 추억에 빠지곤 한다. 옛날엔 말이야, 우리 때는 말이지,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곤 한다. 또래 어른들끼리 모여서 할 땐 상관없는데 젊은이들 붙잡고 얘기하면 젊은이들은 난감해진다.

나이 들면 지갑은 열고 입은 다물라고 했다. 자녀가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할 것이다. 용돈 받을 때와 이야기 들을 때의 표정은 대부분 다르다. 젊은이들이 듣기에 옛날 이야기들은 촌스럽고 뒤처진 내용이기 때문이다. 또 뻔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어른들의 옛날 이야기가 참 좋다. 사람 사는 게 다 비슷하다고 해도 어른들의 옛날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 어떤 책에서도 읽을 수 없는 독특하고 특별한 역사가 보이고 인생이 그려진다. 그래서 감동 받는다. 굳이 꼭 지금 나의 인생과 비교하거나 내 삶에 어떤 도움이 될 말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옛날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스스로 배우고 겸손해진다.

요즘 어느 동문회나 모임이나 고민이 크다. 젊은이들이 잘 오지 않기 때문이다. 점점 개인주의가 돼가고 있어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난 별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선배님들의 지혜를 배우다 보면 진작 선배님들을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선배님께 이렇게 당부하고 싶다. "선배님들, 지갑만 열지 마시고 옛날 이야기도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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