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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장로님들

이용해 / 수필가
이용해 / 수필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11/01 미주판 19면 기사입력 2019/10/31 17:42

맞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인류 역사의 전쟁 중 삼분의 이는 종교로 인한 전쟁이었다고 합니다. 신앙의 깃발을 내걸고 이슬람과 기독교가 싸우고 동방 가톨릭과 서방 가톨릭이 싸우고 가톨릭과 개신교가 싸우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교회와 교회의 대립만이 문제가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분쟁과 반목이 끝이지 않습니다. 어떤 모임에서 논쟁을 하고 싸움이 벌어지니까 어떤 어르신이 일어나서 "왜들 이래, 여기가 교회인줄 알아, 싸울 테면 교회에 가서 싸워"라고 야단을 쳤다는 말이 있듯이 조용한 교회가 많지 않습니다.

명동에 있는 어느 장로교회는 목사님이 취임 하실 때부터 은퇴를 하실 때까지 싸움이 계속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싸움의 중심에는 항상 장로님들이 있습니다. 성경에 보면 옛날 동네에 장로들이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동네의 어르신들인데 세상을 오래 살아 농사철과 일기를 볼 줄 알아 장로라고 불렀습니다.

교회에서 장로라고 부르게 된 것은 베드로와 바울이 전도를 하며 교회를 세우고 그 교회를 꾸려나갈 지도자들을 세우면서 집사와 장로를 두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교회가 들어오며 교회직인 집사와 장로가 생겼는데 교회에서는 권위가 있고 권력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명함에 교회 장로라는 직함을 크게 인쇄를 하고 다니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국 교회에서 교회를 좀 오래 다녔거나 교회 일을 좀 하면 장로가 되려고 애를 씁니다. 그리고 장로가 되겠다고 목사님을 압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 교회에는 장로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장로라는 명칭은 교회에서만 "장로님"하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골프를 치러 가도 장로님이고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도 장로님이고 기차나 버스를 타도 장로님 입니다. 아마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면서도 장로님 입니다. 실제로 식당에 가서 맥주를 마시면서도 "장로님 한 잔 받으세요"라고 하는 장면을 보았으니까요. 그래서 이 장로님들은 어디 가서나 행세를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교회의 분쟁에는 항상 장로님들이 끼어 있습니다. 교회를 자기 마음대로 하고 목사님들도 자기들의 지배하에 휘두르려고 합니다.

오래 전 제가 아는 교회에는 장로들이 목사님들을 내보내고는 목사 청빙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서 면접 심사를 하고는 목사를 마치 자기집 서기처럼 부려 먹고는 한 3~4년 되면 다시 내보내고 새로운 목사님을 청빙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목사님에게 설교는 이렇게 해라, 심방은 이렇게 해라, 교회 행정은 이렇게 해라 하고 말씀(지시)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들이 사는 도시에도 많은 교회가 있고 많은 교회가 분쟁 속에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분쟁은 장로님들의 싸움이고 목사님들이 희생양이 되고 장로님들의 권력 다툼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식당에 가면 평일에도 목사님과 여러 장로님들이 같이 식사를 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본 다른 장로님들이 "저 사람들은 매일 같이 몰려 다니면서 교회의 분쟁을 일으킵니다"라고 귀띔을 해줍니다. 그런데 목사님이 장로님들의 말에 따르지 않으면 또 트집을 잡고 말썽을 일으킵니다.

사도 바울은 교회 문제를 세상의 법관에게 가져가지 말라고 했는데 한국 교회의 장로님들은 툭하면 고소하고 재판을 하자고 야단입니다. 장로님들 산앙의 지도자가 되어야지 싸움닭이 되어서 되겠습니까. 장로님들 제발 고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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