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어려운 자리도 지켜야 한다. 뜻하지 않은 사고 살면서 만나는 위기 원하지 않는 질병 등으로 고통당하는 이를 찾아 위로해야 한다. 그토록 열심히 살았는데 누구보다도 선하게 살았는데도 모질게 몰아치는 고통을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이들을 보며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를 때도 있다. 그나마 목사의 위로라도 없으면 견딜 수 없는 이들이 있기에 그저 옆에서 손이라도 잡아줄 뿐이다.
삶의 위기는 돌아갈 길이라도 있고 육신의 고통은 벗어날 희망이라도 있지 않은가. 목사가 지켜야 하는 또 다른 자리는 인생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자리다. 살 만큼 살았다면야 그나마 낫겠지만 보내는 이의 마음은 백 년을 넘게 살아도 아쉬움이 앞설 뿐이다. 아무리 예고된 죽음이라지만 막상 닥치고 보면 황망한 헤어짐에 마음이 아릴 뿐이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읜 나에게는 아내와 결혼해서 만난 장인이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부자의 정을 살갑게 나눌 만큼 감정표현에 익숙하지 못했을 뿐이지 마음이야 그 어떤 부자지간 못지않은 깊은 정으로 가득했다. 그런 장인이 돌아가셨다.
선교지 방문 중에 장인이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70대 후반의 나이에 날로 약해지는 몸으로 병원 재활원 집을 순회하기를 올해만 여러 차례 했다. LA 공항에 내리자마자 병원으로 갔다. 일반 병실에 누운 장인은 깊은 잠에 빠져 계셨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조금 있으면 재활원에 갔다가 퇴원하시겠지'하는 막연한 기대와 함께 병실을 나왔다. 그런데 그게 마지막이었다. 장인은 그 이튿날 영원한 잠에 빠졌다.
'어떻게 갑자기 이런 일이'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 전날 얼굴이라도 뵈었으니 다행이지!' '돌아가신 모습이 너무도 평안하니 감사하지!' 그런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세상은 고인과 차분히 이별하는 시간마저 허락하지 않았다. 장의사에서 시신을 수습하러 나온 직원은 너무 오랜 시간 있을 수 없다며 초조하게 기다린다. 병원 직원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사망확인서를 만들어 놓았다.
장인의 뜻대로 시신은 화장하고 가족들만 모여서 조촐한 예식을 한 후 유골은 공원묘지 꽃밭에 뿌렸다. 한 인생을 떠나보내기에 너무도 아름다운 10월의 어느 날이었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위를 자유롭게 헤엄치는 구름 한 조각에 눈길이 머무는 순간 장인이 장례식에서 불러 달라고 농담 삼아 말했던 '하숙생'이라는 노래가 귓가에 맴돈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말자 미련일랑 두지마라/ 인생은 나그네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없이 흘러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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