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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 톡] 예술이라는 백신

구글 Arts & Culture 의 오르세 미술관 가상 투어 페이지.

구글 Arts & Culture 의 오르세 미술관 가상 투어 페이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에 본격적으로 번지기 시작하였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스위스에서 학교를 비롯하여 생필품 판매와 약국을 제외한 모든 상점의 문을 닫는다는 발표가 있은 다음 날, 슈퍼마켓의 진열대가 텅 비는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였다. 인간이 재난 앞에서 얼마나 보잘것없고 약한 존재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처음에는 100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금지하다가 이제는 모든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 예술계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의 모든 공공 미술관 갤러리들은 휴관 상태이고 올해 상반기 예정되었던 모든 아트 페어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술가들은 두 가지 위기를 겪는다. 창작 활동을 이어갈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어지는 실질적인 위기, 그리고 인류가 처한 커다란 재앙 앞에서 예술가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으로 인한 창작의 위기에 빠진다. 한 작가는 이렇게 어찌할 바를 모르는 예술가의 심정을 ‘예술의 재앙’에 빠졌다고 표현하였다.

수많은 생명이 위협받는 이 시기에 예술을 이야기하는 것조차도 매우 조심스럽다. 하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우리에게는 예술이 필요하다. 한 시대의 예술은 그 시대의 기록이고 핍박해진 인류에게 희망을 주는 백신이기 때문이다.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바이러스를 잡기 위해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이탈리아에서 플래시몹에 참여하여 발코니에서 노래와 연주를 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악을 통해 인류가 겪고 있는 공포와 불안을 덜어내고 대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예술이야말로 인류가 처한 절실한 문제들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일깨우는 강한 외침이 되기도 한다.



휴교로 아이들을 집에서 돌봐야 하는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미술책을 많이 보여주라 권하고 싶다. 지금이야말로 세계적인 미술관들에서 개발하고 있는 무료 온라인 감상의 혜택을 누리기에 적절한 시기이다. 대표적으로 구글의 아트 & 컬쳐 섹션을 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루브르 미술관이나 구겐하임을 비롯하여 전 세계 1200개의 미술관, 박물관, 유적지를 온라인으로 방문할 수 있다. 이 중에는 3D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한 곳도 많다. 거대한 재난 앞에 처한 인간의 존재는 한없이 약하지만 인류의 정신세계를 채워주는 예술을 창조해 온 위대한 존재이기도 하다.


최선희 / 초이앤라거 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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