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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검은 것은 아름답다 -두바이 아부다비 여행기(5)

Nicola Yoon은 한국인 David Yoon과 결혼한 자메이카 태생 흑인 작가이다. 그녀의 소설 ‘The Sun is Also A Star’ 서두에 이런 질문이 나온다. 사과 파이를 만드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대부분은 한 시간이 안 걸릴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작가는 영겁이 걸렸다고 말한다. 파이를 만들려면 사과가 있어야 하고, 밀가루, 설탕, 물이 있어야 한다. 우주에 해가 있고, 땅이 있고, 물이 발견됐으니 나무가 자랐을 것이다. 이어령 선생은 한 신문 인터뷰에서 말했다. 내 나이 87세지만 인류역사를 고려하면 수백만 살은 됩니다.

나는 이번 여행 전 ‘왜 중동의 모래땅에서 석유가 쏟아져 나올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한 가지 이론은 인근 바다에 홍수와 해일이 덮쳐 물고기와 동물들이 떼죽음을 당해 그 몸에서 나온 기름이 스며들었을 것이다. 기름은 지층의 변동으로 나오는 지역이 있고, 한반도처럼 안 나오는 곳이 있을 것이다. 바다 밑에서 유전이 발견되는 것은 물고기가 그만큼 많이 죽었기 때문일 것이다. 상어, 고래 등 큰 짐승이나 고기에는 얼마나 많은 기름이 나오겠는가. 여행 중 가이드와 이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는데 그녀는 수백만 년간 죽은 사람 몸에서도 많은 기름이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Peter Frankopan의 역사책 ‘The Silk Roads는 중동 석유 개발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나온다. 석유가 발견된 것은 약 백 년 전, 모래땅에서 검은 원유가 솟아오르자 이를 ’Black Gold‘라고 환영했다. 영국, 러시아, 미국 등 강대국들이 기름을 빼앗으러 달려들었다. 세월이 흘러 미국은 원류 자립을 넘어 수출국이 되었고, 태양열, 원자력 등 대체 에너지가 개발되었다. 아랍 산유국들은 오일 일변도에서 벗어나 산업 다양화를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아랍 에미리트는 에너지원의 80%를 태양열에 의존하고 있다.

에미리트에는 1500년경부터 좋은 진주가 나왔다. 남자 다이버들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큰 조개에서 진주를 캐냈는데 흑진주가 가장 값어치가 있다고 한다. 검은 기름, 흑진주 등 검은 것은 아름답고 소중하며, 여인들은 검은 치마를 자랑스럽게 입고 다닌다. Black is Beautiful.



아랍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 내려 가는데 어려운 언어라고 한다. 시리아, 레바논 등 중동 북부, 사우디, 에미리트 등 중부, 북아프리카(이집트, 리비아, 예멘, 모로코 등) 거의 모든 아랍국가의 언어이다. 말은 지역에 따라 다르나 글자는 같기 때문에 소통이 가능하다고 한다. 많은 아랍국가는 오랜 부족 중심의 전제 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란, 이라크 등 선거제가 있으나 진정한 의미의 대의제는 아닌 것 같다.

에미리트에서 스마일 표시가 있는 건물은 경찰서, 들어서면 관리들이 웃으면서 성의껏 도와준다. 이 나라의 사회보장 서비스국 명칭은 Department of Tolerance, 정부는 원주민은 물론 외국인들도 보살펴 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지배층 부족에 항거하거나 이슬람교를 비방하면 살아남기가 힘들다. 작은 아랍 산유국들은 외국인을 유입해 산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조용히 들어와 말썽부리지 않고 벌어 먹고살기를 바라고 있다. 여행의 목적은 다른 인종과 제도, 문화를 이해하는 것, 이 세상에 미워할 사람이 없다.


최복림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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