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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얘기] 내 안에 숨겨진 진리, ‘그 무엇’의 정체(1)

어쩌면…. 삶의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 삶에서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모든 것들의 정답이. 앞서 그 답을 찾은 우리 인생 선배들은 그것을 찾기만 하면 ‘게임 끝’이라고 우리에게 말한다. 내 안에 있는 것, 특히 그들이 자주 얘기하는 진리는 무엇을 의미할까. 같이 찾아보자.

“네 안의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예수는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 내면의 깊은 곳에 있는 진리를 찾으라고 했다. 또 그 진리를 찾게 되면 동시에 내면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도대체 예수가 말한 ‘네 안의 진리’란 뭘까? 당시 종교의식과 전통을 무엇보다 중시하던 사회에서 ‘내 안에 답이 있다’는 예수의 메시지는 혁명 자체였다. 하나님과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은 당연히 예배당 등 신성한 곳에서 제사장의 주도하에 가능한 것으로 여겨진 사회였다. ‘감히’ 이 불문율을 깨고, 예배당이나 율법 등 형식적인 것보다 누구나 그저 자신 안에 있는 진리를 찾으면 하나님을 만난다고 했으니 말이다.

예수만이 아니다. 내 안의 진리탐구는 삶 스승들의 공통된 가르침 주제였다. 참과 거짓을 구별하고, 아름다움과 정의 등을 추구하는 식견을 갖춰야 올바른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을 관통한 그들에게는 모든 삶에 꼭 필요한 보편적인 ‘그 무엇’, 즉 진리의 제시가 필요했다.



붓다가 그랬다. 그는 삶의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진리가 내 안에 있다고 믿었다. 내 안에 있는 고통을 살피고, 그 고통 넘어 본질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내면을 관찰했다. 일종의 ‘내면 철저분석’을 한 셈이다. 단순한 사색보다는 내면 들여다보기가 진리를 찾는 답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각자 질문해보자. 우리 삶의 스승들은 어째서 하필 내 안에 진리가 있다고 했을까. 그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 내 안에 숨겨진 진리는 대체 무엇일까. 분명 중대한 의미가 담겨진 뭔가가 있을 듯하다. 나 역시 솔직히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답을 생각하는 동안 간단히 풀이를 보자. 진리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넓은 의미로 참, 진실로 풀이한다. 또 좁은 의미로는 진실이면서 보편적이고 ‘뭔가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어야 된다’고 적혀있다. 예를 들어, ‘인간은 태어나면 죽는다’는 참이면서 보편적이고 의미가 있는 좁은 의미의 진리인 셈이다.

최근 삶에 대해 사색을 하다가 이상한 경험을 했다. 황당하게도 그 진리란 단어가 ‘불쑥’ 다가왔다. 뭐랄까. 진리가 훨씬 쉽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엉뚱하게도 예수 모습이 보인다. 관료, 제사장 등에게 호통치는 장면. 가난하고 병든 자, 힘없는 사람에게 다가가 위로하는 장면.

전에 없던 게 생겼다. 주변 힘든 사람에 대한 관심이다(‘척’ 아니다. 이거 정말이다). 미국 생활에 적응 안 돼 ‘스탭꼬인’ 한인들. 나름 한국서 잘살다가 애틀랜타에 와서 ‘스타일구겨진’ 한인들. 그들에 대한 연민이다.

그리고 보니얼마 전 한국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작년 연말 모임 얘기다. 대학 시절부터 40년 이상 알고 지내던 소위 ‘잘나가는 놈들’ 모임이 진작에 정해졌다. 깡촌에서 6시간 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했고. 한꺼번에 여러 모임을 해치우려니 당연히 일정이 빡빡했다. 모임 당일날. 갑자기 연락이 왔다. 다음날로 예정된 친구들이 착오로 지금 기다리고 있단다. 30분 정도 고민했고. 내가 간 곳은 ‘약간 힘든 놈들’ 모임이었다. 왜? 그저 약간 힘든 친구 얼굴보고 격려하고 싶었던 거 같다.

아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위대한 삶의 스승들이 한결같이 말한 진리는 대체 무엇일까. 붓다가 찾아낸 내 안의 본질은 결국 무엇인가. 예수의 메시지 “네 원수를 사랑하라”는 뭔 얘긴가. 공자가 얘기한 ‘황금률’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내 나름의 답을 찾았다. 은유법의 대가 예수가 말한 “하나님은 사랑이다”의 숨겨진 의미를. 내 안에 숨겨진 그 무엇의 정체를. 내 가슴에 불현듯 다가온 진리란 단어의 정체를. 최근 내게 일어난 여러 변화의 정체를.

그 진리는 다름 아닌 바로 ‘사랑하는 능력’이다.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이다. 내 안에 있는 이 진리의 특징은 주위 힘든 이웃을 배려한다. 긍휼함이 있다. 받기보다는 주기를 즐긴다. 아픈 사람과 함께 아파한다. 그 사람을 위해 끝까지 의를 지킨다. 상대를 위해 나를 낮추는 겸손이 배어있다. 그리고, 이 사랑하는 능력은 매일매일 나에게 감동을 선물한다.

삶은 참된 것, 바른 것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행복이 가능하다. 단순 소유가 아닌 존재로서의 의미 있는 삶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목적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앞선 스승들은 말한다. “사랑하라”고. “주변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라”고.

지금 당장 운전대를 잡고 나서보라. 내가 양보한 운전자가 흔드는 작은 손짓 하나가 얼마나 짜릿한 행복감을 주는지. 사랑하는 능력은 지금 이 순간도 내 안에 있다. 언제나 공짜로 누구나 발휘할 수 있는 힘이요, 내 삶의 가장 소중한 진리다. 그리고, 어쩜 이 진리를 찾아내고 실천함이 내 삶의 목적이다. 얘기는 다음 주 월요일 이어진다.


정승구 칼럼니스트 /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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